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KRX100의 진정한 성공을 원하는가

노희영 기자<증권부>

증권사에서 선물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A씨. 통합지수 ‘KRX100’이 첫선을 보인 지난 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전화를 걸었다. 지수선물 시황을 쓰는 그로서는 기존 KOSPI200과 연계된 선물 외에 KRX100과 관련한 상품이 나올 경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KRX100지수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계획이십니까.” A씨의 질문에 대한 증권선물거래소의 답변은 참으로 무성의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홍보 계획은 없다, KRX100지수 관련 상품 계획은 먼 미래다.’ 이런 소리만 하더라구요.” A씨는 기자에게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마치 ‘우리는 일단 만들었으니 알아서 잘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들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KRX100이라는 새 지수가 나왔으니 이걸 벤치마크 지수로 삼아달라고 자산운용사들에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KRX100’지수는 통합 증권선물거래소의 출범에 맞춰 국내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 100개를 망라해 산정한 지수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이 지수를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로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수가 첫선을 보이기 전부터 구성종목의 적정성 등에 대한 시비가 일더니 과연 기존 지수를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KOSPI200지수와의 상관관계가 0.996에 달하는 등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OSPI200의 경우 이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선물ㆍ옵션 등 파생상품이 존재하는데다 그 거래량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정도여서 시장참여자들이 굳이 KOSPI200을 버리고 KRX100 관련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KRX100지수는 아직 시행 초기 단계라서 증권선물거래소가 적극적으로 알려나간다면 활성화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지금 증권거래소의 행보를 보면 과연 이 지수의 홍보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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