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KB금융 2인자로 발탁된 양종희 부사장은 누구

김정태 시절부터 지주·M&A 골격 짠 '리틀 윤종규'

상무 승진 1년만에 부행장 건너뛰고 부사장 꿰차

자타공인 'KB 두뇌'… 리딩뱅크 탈환 조타수 맡아


지난 30일 실시한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행장의 첫 인사는 철저히 '일하는 KB'를 만드는 데 방점이 찍혔다. 정치색이 없는 영업통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본부 조직은 영업지원 기능에 힘을 실으며 조직을 슬림화했다.

특히 이번 인사의 백미는 양종희(사진) 전 KB지주 전략기획부 상무를 그룹의 '2인자'인 KB지주 부사장으로 파격 발탁한 것이다.


1961년생인 양 부사장은 사실 KB 내에서 연배로 치면 고참 지점장급에 속한다. 그럼에도 단숨에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의 실세 중의 실세로 떠오른 것이다.

2013년 12월 상무로 승진한 그는 불과 1년 만에 전무·부행장 등 중간 단계를 모두 건너뛰고 파격적으로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 때문에 KB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윤 회장이 사실상 후계자를 지목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 부사장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으며 KB 내에서 대표적인 전략 및 재무통으로 꼽힌다.


그는 윤 회장이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에게 이끌려 KB의 재무 부행장으로 왔을 당시 윤 회장과 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KB의 재무 담당 부장을 맡고 있었고 윤 회장과 함께 일하며 긴밀한 신뢰관계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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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서초역 지점장으로 갔던 그는 짧은 지점장 생활을 마치고 KB지주로 옮겨 지주설립 실무를 주도했다. 이후 KB지주의 전략기획부장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말 상무로 승진했다.

어윤대·임영록 회장 등 수차례 KB 수장이 바뀌며 회장의 측근들이 통째로 뒤바뀌는 동안에도 양 부사장이 꾸준히 중용된 것은 그가 정치색이 없고 업무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KB의 한 관계자는 "어떤 회장이든 일하는 사람은 필요하다"며 "정치색이 없고 윤 회장의 절대적 신뢰를 이미 받았다는 점이 이번 인사에서 가장 큰 강점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의 LIG손해보험 인수 성공도 양 부사장의 파격 승진에 결정적 원인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양 부사장은 KB지주의 전략기획부장으로 LIG손보 인수 실무를 주도했고 인수합병(M&A)시장에서 잔혹사를 이어가던 KB에 큰 선물을 안겼다. 이 때문에 그는 윤 회장 취임 직후 신임 LIG손보 사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KB 사태 파장으로 윤웅원 전 지주 부사장이 불명예 퇴진을 한 것도 양 부사장이 발탁된 배경 중의 하나다. 윤 전 부사장은 KB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혀왔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그의 퇴진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동정론이 있을 만큼 그는 실력파로 꼽혔다. 그랬던 윤 전 부사장을 결국 잃게 되면서 윤 회장이 다소 젊은 나이라는 부담감을 감수하고 양 부사장을 파격적으로 발탁한 것이다.

KB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양 부사장이 윤 회장의 후계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 회장이 취임 후 "후계자를 키우겠다"고 공언했는데 양 부사장으로 이미 기운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 부사장의 나이가 아직은 너무 젊은 만큼 후계자보다는 '참모'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KB 고위 관계자는 "정말 후계자라면 벌써부터 이렇게 큰 힘을 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욕심을 내지 않고 자신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좌할 수 있는 인물을 2인자로 앉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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