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 공론화 조짐

獨정부 "채무 재조정 도울 것" 언급 잇따라

독일 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최근 그리스의 채무재조정을 시사하는 공개 발언들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공론화의 장에 들어섰다. 베르너 호이어 독일 외무차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채무 구조조정이 재앙은 아니다"라며 "만약 그리스 국채의 채권자들이 채무재조정의 효용성에 동의한다면 우리도 이 방안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호이어 차관의 이 같은 발언은 그리스 채무재조정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한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앞서 "그리스의 채무상황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오면 '추가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며 채무조정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발언의 파장이 확산되자 16일 "'추가적 조치'는 재정적자 감축방안과 자산매각 등을 의미한다"며 뒤늦은 항변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독일이 연달아 그리스 채무조정에 대해 언급하는 데 대해 베렌베르크 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앙겔라 메르켈 정부의 관료들이 EU에서 금기시된 문제(채무재조정)를 의도적으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는 독일 정부가 앞으로 추가 구제금융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의 최대국가인 독일이 재정위기 국가들에 대해 추가 구제금융보다는 디폴트를 통한 채무조정으로 지원의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IMF도 그리스 채무상황을 지속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EU 정부들에게 '그리스가 내년까지 채무재조정을 단행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다우존스가 보도했다. 다우존스는 소식통을 인용, "IMF는 그리스 채무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로 만기 연장과 원금탕감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장 클로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과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16일 일제히 채무재조정설(說)을 일축했으며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도 "채무재조정 계획이 없다"며 다우존스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러한 진화 노력들이 이미 확산된 시장의 불안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리스 국채의 수익률은 15일 현재 2년물과 5년물이 각각 18.504%와 13.826%를 기록해 장단기 국채금리가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그리스 정부의 단기적인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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