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상승을 기대한 대규모 자금이 레버리지펀드에 유입되고 있지만 정작 수익률은 코스피지수가 횡보하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레버리지펀드는 주가 상승분의 1.5~2배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주가가 오를 때는 고수익을 낼 수 있지만 하락장이나 횡보장에서는 손실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5월 큰 폭의 반등이 어렵고 추가 조정도 예상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후 자금유입 상위 10개 국내주식형펀드(ETF제외) 중 3개는 레버리지펀드가 차지했다.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주식-파생]Class A에 2,018억원이 유입되며 두 번째로 규모가 컸고,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ClassA(1,083억원),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1.5(주식-파생) C-A클래스(1,078억원) 등에 1,000억원 넘는 돈이 들어왔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 펀드에 올 들어 유입된 자금의 절반 이상이 지난 한 달간 신규 투자된 돈이라는 점이다.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주식-파생]Class A에는 이달에만 1,429억원이,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ClassA에는 707억원이,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1.5(주식-파생) C-A클래스에는 628억원이 들어왔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그야말로 '시중 자금 블랙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연초 후 KODEX레버리지를 1조4,337억원 순매수했는데, 절반인 7,252억원은 최근 유입된 매수 금액이다.
중소형주가 과열되고 코스피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위기 속에 최근에는 레버리지 펀드 상품 출시도 잇따랐다. NH-CA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코스피200 상승의 2배에 연동하는 2.0레버리지 펀드를 출시한 것이다.
반등을 꿈꾸는 자금이 부나방마냥 레버리지펀드로 몰리고 있지만 정작 수익률을 놓고 보면 쌓인 돈만큼 한숨도 쌓인다.
2일 기준 코스피가 연초 후 -1.66%, 코스피200이 -3.11%를 기록한 가운데,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재간접)종류A가 9.28%나 빠졌고, 삼성KOSPI200레버리지 1[주식-파생재간접](A)(-8.14%),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ClassA(-5.64%), NH-CA1.5배레버리지목표전환자 3[주혼-파생]Class A(-5.98%) 등의 수익률이 깨졌다. KB KStar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7.79%), 삼성KODEX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8.34%), 한국투자KINDEX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7.94%), 미래에셋TIGER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7.89%) 등 ETF들도 저조했다. 2.2배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한 펀드는 최근 한달간 -6.34%의 성적을 내기도 했다. 감래(甘來) 없는 고진(苦盡)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5월 한달도 레버리지펀드를 통한 수익률 욕심은 덜어두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당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 내에서 지루한 횡보장을 이어갈 확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지수 자체가 박스권 하단에 위치한 만큼 추가 하락 압력보다는 일정 수준의 반등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5월 증시에서 새롭게 편입될 만한 호재가 없는 만큼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북한 리스크, 실적 쇼크, 엔화약세 등 그동안 주가를 짓눌러왔던 악재가 점차 소멸되면서 주식 수요를 유발할 수 있지만 이를 통한 반등도 박스권 상단을 돌파할 만큼의 파워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김지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1,900~2,000포인트의 박스권 움직임을 전망하면서 "단기 반등을 기대하기 보다는 중장기 상승세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4월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 부진, 외국인 수급(매도) 동향, 엔화 약세 부담은 진정되는 분위기이지만, 상황을 지켜보며 시장 접근에 조심스러울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