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리 청산등 리스크 증폭 조정장세 길어질 가능성" "세계경제 펀더멘털은 견조…2분기후반 상승궤도 진입"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앞으로 1~2개월 동안은 조정이 불가피하다." 미국발 악재로 국내 주가지수가 단숨에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급락이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지, 시장에 지속적인 부담 요인이 될지 여부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국내 증시의 장기적인 상승 흐름을 바꿔놓을 만한 파괴력을 지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모기지론 부실화가 미국 소비를 위축시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리스크를 증폭시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미국 금리인하와 일본 엔화 강세, 그에 따른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을 부추겨 시장에 추가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의 충격파가 2ㆍ4분기 후반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결정, 미국의 경기지표 및 1ㆍ4분기 기업실적 흐름이 확인되는 4~5월까지 지수 급등락이 이어지다가 다시 상승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심리적인 악재냐, 글로벌 경기둔화의 신호탄이냐="미국발 증시 급락은 단기 '노이즈'에 불과하다." 박찬익 모건스탠리증권 상무는 미국의 모기지론 부실화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심리적인 부분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미국 경제에 어느 정도 위협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미국 내 소비둔화 가능성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에 지속적인 악재 요인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서브 프라임 모기지는 3월 들어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인 증시에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을 뿐 국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요인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더라도 간접적인 악재로서 영향권이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실제 이날 미국 경기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었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200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사태를 지난 98년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털(LTCM) 사태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의 관건은 금리와 환율 움직임"이라며 "시장 우려가 반영되는 과정에서 증시가 1,34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급등락 장세 1~2개월 더 간다=물론 그동안 꾸준히 잠복됐던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진 만큼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다음달에서 늦어도 2ㆍ4분기 중반까지는 급등락이 이어지다가 이후 시장의 상승 엔진이 본격 가동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기간 동안은 단기 외국인 자금이 들락날락하며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일단 투자자들은 1ㆍ4분기 기업실적 호전 여부를 확인하려 할 것"이라며 "실적 호전 여부가 감지되고 미국의 부진한 3월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4월 중순쯤 증시가 바닥을 형성한 후 다시 상승 흐름을 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모기지론 사태가 앞으로 1~2주 동안 혼돈 양상을 보일 전망이고 국내 기업 이익 사이클이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2개월은 조정이 이어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센터장은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5월까지는 급등락장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이후의 상승장에 대비한 선취매 수요가 있기 때문에 지수가 크게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펀더멘털은 견조… "1,400 밑돌면 매수 기회"=미국발 악재에 대해 시장이 크게 우려하지 않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리스크 확대로 방어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리스크는 어디까지나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증시를 심각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센터장도 "세계적으로 경제 펀더멘털이 좋기 때문에 주가 하락은 1,300~1,350선이 한계"라며 "꾸준히 전개되는 글로벌 유동성 위축의 영향을 펀더멘털이 압도하면서 4월 이후 증시를 끌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상무는 "이번 조정으로 지수가 1,400 미만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조정을 받는다면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상무는 또 "현재 국내 시장의 외국인은 단기 투자세력이지만 하반기 이후 경기호전이 가시화되면 아직까지 외국인 장기투자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입력시간 : 2007/03/14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