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에 듣는다] 18. 장부관 윌텍정보통신 사장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윌텍정보통신은 세계 유수의 계측장비 제조회사인 아질런트(Agilent)와 CDMA2000용 계측장비에 대해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다. 윌텍이 만들고 있는 CDMA2000 계측장비는 간단히 말하면 핸드폰의 성능이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사업자용 장비. 한대당 수천만원이 나가는 고가 제품이다. 윌텍정보통신을 이끄는 장부관 사장은 이 제품 출시가 예정된 새 봄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세우고 있다. "올 4월에는 개발을 마무리해 CDMA2000용 계측장비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물론 아질런트도 비슷한 시기에 같은 종류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외국회사가 국내 유무선통신 계측장비 시장의 90%정도를 점유하고 있지만 이번에 내놓는 CDMA2000용 계측장비를 통해 국산제품의 우수성을 보이겠습니다" 그가 예상하는 국내 CDMA2000 계측장비 시장규모는 약 1,000~3,000억원 정도. 아질런트를 비롯한 외국제품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에 핸드폰 계측장비를 공급했던 회사는 아질런트 등 외국기업 뿐이었다. "지난 5년동안 아질런트사는 12만달러 정도의 계측장비를 4,000여대 이상 팔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한다"면서 "국내기업들이 무시했던 이 시장에서 윌텍은 경쟁력을 더욱 높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기식 기반인 CDMA2000에 비해 비동기식 기술기반이 약한 것이 국내 현실이지만 비동기 방식인 W-CDMA 단말기와 계측장비 기술개발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화된 것을 아니지만 일본, 중국기업과 합작으로 비동기식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데 3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장부관 사장은 삼성전자 이동통신 연구소에서 8년간 근무했다. 삼성전자에 입사할 때부터 독자적인 사업을 꿈꾸던 그는 96년 윌텍정보통신을 세웠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선택 중 하나는 무선 통신사업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창업 첫해에는 13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이동통신 계측기시장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97년에는 56억원 매출에 6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지난해에 코스닥에 등록하면서 국내외 시장개척에 소홀히 하는 바람에 성장률이 조금 둔화돼 131억원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올해는 4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윌텍정보통신은 코스닥 등록으로 자본 잉여금이 190여억원이 생겼지만 과도한 투자는 줄일 계획이다. 장부관 사장은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면서 "중용의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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