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한국마사회는 23일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서울과 부산경마공원에서 경기를 치른 경주마 1,500마리의 몸값과 성적의 상관관계 등 경주마 몸값의 세계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역시 몸값 비싼 말의 우승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부상경남 경마공원에서 활동하는 경주마 중 마주(馬主)가 1억원 이상의 가격을 지불한 고가의 말은 모두 열 마리. 이들은 총 66차례 경주를 펼쳐 27차례 우승했다. 평균승률 43%에 2위 이상의 성적을 나타내는 복승률은 68%에 달했다. 조사기간 상금 총액은 13억2,000만여원이나 됐다. 이에 비해 몸값 7,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의 평균승률은 21%, 4,000만원 이상 7,000만원 미만은 15.5%로 나타나 몸값과 성적 사이에 비례관계가 확인됐다.
마사회 측은 과거 억대 경주마들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기도 했지만 최근 혈통과 체형에 대한 마주와 감독 등 관계자들의 안목이 높아지면서 흐름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경주마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한 주인공은 '필소굿(4세ㆍ서울)'이다. 2011년 미국 원정길에 올라 지난해 9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경마에서 우승한 뒤 한국 무대 데뷔를 위해 진행된 공개 경매에서 2억3,752만원에 낙찰된 국산마다. 국내에서 데뷔 3연승을 거두며 몸값을 하는 중이다. 2위는 지난해 3월 1억6,000만원에 낙찰된 '브리그(3세ㆍ서울)', 3위는 1억5,000만원을 기록한 '위닝디자인Ⅱ(3세ㆍ부경)'다.
혈통의 스포츠인 경마에서 씨수말 최고 스타는 '메니피'다. 1억원 이상 열 마리 가운데 다섯 마리가 메니피의 자마들로 이 다섯 마리의 몸값 총액은 6억3,000만원에 이른다.
값싼 말의 반란도 있다. 서울경마공원 국산마 랭킹 1위 '지금이순간'이 대표적이다. 제주도 민간목장 씨수말 '인그란디어'의 자마인 '지금이순간'은 3,000만원에 팔렸지만 2011년 5월 데뷔 이후 몸값의 45배에 달하는 13억4,000만원의 상금을 쌓았다. 지난해 최우수 3세마로 선정됐고 올해도 4연승을 질주하는 등 맹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