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나노 물질 자유롭게 제어 가능 '빛 집게' 개발

박홍규 고려대 교수 등 논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게재


국내 연구진이 나노미터(㎚ㆍ10억분의1m) 단위 크기의 작은 입자를 손상없이 자유자재로 옮기거나 제어할 수 있는 '빛(光) 집게'를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박홍규 교수, 강주형 박사와 KAIST 서민교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이 500㎚ 크기의 금속 안테나를 사용해 유전자(DNA) 등 모든 종류의 나노ㆍ바이오 물질을 다룰 수 있는 새로운 빛 집게를 만들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13일자에 실렸다. 박 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나노 빛 집게를 사용하면 큰 실험실이 없어도 손톱만한 크기의 작은 칩 위에서 나노 입자를 다룰 수 있다"며 "차세대 나노ㆍ바이오ㆍ광 산업의 핵심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금(金) 소재 안테나를 나비 모양으로 만들고 근적외선 영역(980㎚ 파장)의 레이저 빛을 쪼인 결과 안테나 표면 플라스몬(surface plasmonㆍ빛과 전자가 결합해 금속 표면을 따라 집단적으로 진동하는 파동을)이 도넛 모양으로 형성되면서 안테나 안쪽에 약한 빛의 초점이, 가장자리에 강한 빛의 초점이 만들어졌다. 굴절률이 높은 물질의 입자는 안테나 가장자리에서, 굴절률이 낮은 물질은 안테나 안쪽에서 잡아내므로 결국 굴절률에 상관없이 모든 입자를 제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나노급 입자는 너무 작아 일반적 방식으로는 위치를 옮기는 일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물질이 빛의 세기가 큰 쪽으로 힘을 받는 성질을 이용, 보통 레이저 빛으로 입자를 잡아 제어하는 기술(광 포획)을 사용한다. 레이저 초점 쪽으로 나노 입자들이 모여 붙으면 이를 옮기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존 방식대로 레이저 빛을 렌즈로 모아 초점을 맞출 경우 강한 빛 때문에 옮기려는 나노 물질이 망가질 수 있는데다 빛의 파장 이하로는 초점을 정밀하게 맞출 수 없어 빛 집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초점 크기보다 작은 수십㎚ 크기의 입자는 광 포획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표면 플라즈몬을 활용한 빛 집게다. 레이저 빛을 나노급 크기의 금속 안테나에 쪼이면 표면 플라스몬 현상 때문에 안테나 가장자리에 빛의 파장보다 작은 초점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빛의 파장보다 작은 초점' 문제를 해결한 표면 플라스몬 빛 집게 역시 빛이 너무 강해 입자에 손상을 주고 굴절률이 높은 물질만 반응하는 등의 한계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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