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업계 '새 영역 개척' 사활

변호사 5년뒤엔 年2,000명이상 배출… 설자리 좁아져<br>변호사 증가율 너무 가파라, 과당경쟁·폐업속출 불가피… 변리사등 시장잠식도 위협<br>사내변호사 진출 모색 이어 부처 법무담당관제 도입등… 정부에 수요흡수책 주문도



‘변호사 해? 말어!’ 지난 2005년 ‘변호사 해? 말어!’(고려원북스)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미래전망이 그만큼 불투명한 현실이 반영된 때문이다. 3년이 지난 지금. 변호사들이 체감하는 위기의식은 도를 넘었다. 일부 변호사는 안정적인 공기업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변호사 증가율 너무 가파르다 국내 법률시장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5년 후 완전 시장개방에 이어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총정원이 2,000명으로 확정됨에 따라 2012년부터 사법시험 합격자 등을 감안할 때 한 해 변호사가 2,000명 넘게 쏟아지게 됐다. 이는 지난 4년간 연평균 변호사 증가 수 750명의 3배 가까운 수치다. 특히 법률수요 증가속도에 비해 변호사 증가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지적이다. A변호사는 “최근 4년간 연평균 750명 정도의 비율로 변호사수가 증가했다”며 “이는 평균 증가율이 165%로 미국과 일본의 증가율인 각각 117%와 116%보다 훨씬 가파르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과당경쟁과 무리한 소송증가, 개업 변호사의 폐업 속출 등 사회적 문제도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유사 직역간 경쟁도 더욱 치열 뿐만 아니라 외국 로펌과의 직접적인 경쟁도 변수다. 외국 로펌의 경우 개방 초기에는 기업자문이나 금융분야 등을 전담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개업 변호사들의 업무영역까지 잠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B로펌 관계자는 “외국로펌이 진출하게 되면 중형로펌이 하던 일을 (외국로펌과의 경쟁에서 밀린) 대형로펌이 하게 되고, 개업변호사들이 하던 일을 중형로펌이 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 그럴 경우 먹이사슬처럼 아래로 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변리사나 법무사 등 유사직역의 시장잠식도 변호사업계를 위협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소송대리권을 둘러싸고 변호사 진영과 변리사ㆍ법무사 진영이 치열한 장외공방전을 펴고 있는 상황이다. C변호사는 “변리사ㆍ관세사 등 특수영역에 관한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자격증소지자가 이미 2만명을 넘어섰다”며 “유사 직역간 경쟁이 격화되면 변호사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새 영역 개척나선 변호사들 이에 따라 변호사업계는 사내변호사 진출 등 다양한 영역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한변협은 지난 달 20일 여의도 전경련 대회의실에서는 ‘사내변호사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대규모 세미나를 열고 시장개척 의지를 밝혔다. 변협 관계자는 “기업들의 위험증대, 준법ㆍ윤리경영 강화에 따라 사내변호사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며 “변호사들이 새롭게 진출할 수 있는 영역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변협 등 변호사단체는 일정한 자산규모 이상의 기업에 대해서는 사내변호사를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하는 방안과 함께, 정부 차원에서 부처별로 변호사를 두는 법무담당관제 도입 등의 적극적인 변호사 수요 창출정책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하창우 서울변호사회장은 “정부 법무담당관제 등 사회 전반적으로 변호사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방안들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김홍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