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ㆍ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서서히 후반전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실적발표 내용과 이에 따른 주가추이가 업종별 뚜렷한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기계ㆍ화학ㆍ조선 등은 업종 전반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실적발표 후 주요 기업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경기에 민감한 서비스ㆍ음식료업과 계절적 비수기를 겪은 통신업종 등은 실적발표가 되레 ‘악재’로 작용한 양상이다. ◇어닝 시즌 반환점 통과… 초반보다는 개선=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실적전망을 내놓은 종목 가운데 약 45%가량이 실적발표를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천대중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일 기준으로 코스닥 98개를 포함해 총 254개 기업이 실적을 내놓았다”며 “어닝 시즌 후반부로 진입할수록 실적추이가 조금씩 개선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1월 이후 실적을 내놓은 기업들 가운데는 일부 전기전자 종목과 자동차 업종의 실적이 부진했으나 이후 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종목들의 ‘깜짝실적’에 더해 기계ㆍ조선업종의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기계업종의 경우 실적발표 10개 기업의 지난해 4ㆍ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8.0%에 달하는 양호한 성적표를 내면서 두산인프라코어 등 관련 종목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운수장비 업종도 삼성중공업ㆍ현대중공업 등 8개 기업 영업이익 증가율이 22.4%에 달하면서 관련 업종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이에 반해 대형 IT주 가운데 판매비용 증가로 지난해 4ㆍ4분기에 무려 27.1%의 영업이익 감소를 보인 통신업종은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거나 박스권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SK텔레콤과 KTF는 약세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실적? 앞으로 전망!=전문가들은 실적 시즌에서는 당기실적보다 향후 업황과 종목별 이슈가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고 분석한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분기별 실적은 업종별 비수기나 단기악재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판매가격의 인상에 따른 이익개선, 제품 수요증가, 원자재가격 하락 등 중장기적인 업황개선 요인이 예상되면 실적 저하에도 불구, 주가가 오히려 오르는 모습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보험 및 은행주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보험주의 경우 지난해 4ㆍ4분기 손해율 인상으로 또 한번 최악의 실적이 예상됐지만 올해 보험료 인상에 따른 손해율 개선이 예측되면서 꾸준한 상승세다. 은행주 역시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 부담 증가로 지난해 4ㆍ4분기에는 이익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최근 대출금리 강세로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되면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반면 하이닉스는 사상최대의 실적에도 불구, 올해 상반기 업황과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