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슈퍼리치 최대 32조달러 해외은닉

한국 7790억달러 개도국 중 3위 불명예


세계의 '초특급' 부자들이 세금을 피해 해외로 빼돌린 금융자산이 최소 21조달러에서 많게는 32조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1ㆍ3위 경제국인 미국과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한 금액과 맞먹는 돈이 과세대상에서 누락되면서 세계 곳곳의 재정부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옵서버지는 21일 맥킨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던 조세피난 전문가 제임스 헨리의 이 같은 분석 내용을 인용 보도했다. 조세피난처 반대운동 단체인 '조세정의네트워크(TJN)'를 위해 작성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갑부들이 스위스 은행이나 케이맨제도 등 조세피난처에 은닉한 자산은 지난 2010년 현재 적어도 21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해외에 은닉된 역외경제(offshore economy) 규모를 가장 구체적으로 제시한 최신 분석으로 국제결제은행(BIS)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광범위한 자료에 기초했다고 옵서버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특히 1970년대 이후 개발도상국들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자산은 이들 국가의 해외부채를 갚고도 남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석유자원이 풍부한 러시아의 경우 경제가 개방된 1990년대부터 2010년까지 빠져나간 자산이 총 7,980억달러에 달하며 중국은 1980년대 이후 누적 은닉자산 총액이 무려 1조1,89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도 1970년대 이후 개도국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7,790억달러의 자산이 해외로 빼돌려진 것으로 추산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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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브라질에서 5,20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와 나이지리아에서 각각 3,000억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이 1970년대 이후 조세피난처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TJN의 존 크리스텐슨은 "빈부격차는 공식 통계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데도 정치인들은 부(富)가 빈곤층으로 흘러가는(trickle-down) 데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렌던 바버 영국노동조합회의(TUC) 위원장은 "탈세의 여력이 없는 99% 국민에 대한 세금을 올려 생활을 쥐어짜는 대신 다국적기업과 '슈퍼리치'의 조세회피를 차단하면 정부가 경기부양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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