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출마를 검토하면서 그의 속내에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구도로는 이 전 총재가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여론조사 결과 15% 지지율을 돌파한 것은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말 그대로 낙선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는 수치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 전 총재가 출마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 전 총재 주변에서는 그의 출마 명분으로 ‘스페어 후보론’을 들고 있다.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이명박 후보 유고 등에 대비, 정국을 지켜보다 대세론이 꺾이지 않을 경우 후보 단일화 쪽으로 가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이 전 총재는 이 후보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조연 배우’가 될 수 있다. 범여권이 이 전 총재 출마설에 대해 일면 경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 총재가 대권 가능성을 판단 중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 전 총재가 알 만한 전문가에게 잘못된 정보를 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인사들이 BBK 사건 등과 관련한 자료를 이 전 총재에게 흘리며 ‘이명박 낙마론’을 주장, 이 전 총재가 사실상 유일한 보수권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재가 주연급 배우 자리를 꿰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전 총재 측 이흥주 특보는 “이 전 총재는 (이 후보에게) 펑크가 나면 이를 대신하는 스페어나 대타 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8일 이 후보와의 오찬에서 2시간 이상 대화를 나누면서 이 후보가 잘되는 방향, 국가가 잘되는 방향을 얘기했는데 이후에도 국가를 경영하는 한 축으로서 한나라당이 역할을 하지 못해 답답해 한다”고 설명했다.
듣기에 따라 그가 출마할 경우에도 ‘조연’보다는 ‘주연’을 목표로 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