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전문가들 경고] "구조조정 실패땐 성장엔진 꺼진다"

『경기와 구조조정은 별개다. 구조조정을 제대로 못하면 올해 기껏 해놓은 성장이 일시에 물거품이 되고 2000년 이후에는 성장의 엔진이 꺼질수도 있다.』경제전문가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1년6개월동안 우리 경제는 최소한 유동성 위기에서 촉발된 외환위기에서 벗어나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으로 순항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정부의 개혁의지가 향후 정치일정 등 경제 외적 변수들에 의해 퇴색될 경우 앞으로 경제운용에 커다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경기 순항중이다 = IMF를 맞아 지난해 경기가 크게 위축되었기 때문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나타난 회복세는 정부나 민간 모두의 예측을 뛰어넘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의 1분기 성장에 대한 공식발표가 있어야 큰 가닥이 잡히겠지만 대부분의 국책, 민간연구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지난해보다 2%에서 최고 5.5%까지 상향조정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5~6월중 경기침체가 극심했기 때문에 2·4분기에는 1·4분기보다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 잠재성장률 수준인 5%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의 회복세가 지난해 경기위축에 따른 기술적 반등인데다 소비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등을 들어 투자회복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규황(李圭煌)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은 『위축된 투자마인드를 회복시키고 구조개혁을 통해 실질적인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향후 성장의 관건이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이 문제다= 올해 경제의 최고 화두는 구조조정이라는데 모든 경제전문가들은 공통된 견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경기회복세로 볼 때 올해 경기는 크게 문제될게 없지만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실패한다면 앞으로의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주식시장 활황과 경기 회복세등을 이유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이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즉 경기회복세와 구조조정은 별개라는 것이다. 오히려 경기회복세는 개별기업들에게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게 해주었으며 주식시장의 활황은 유상증자 등을 통한 부채비율 축소등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순(李鎭淳) 한국개발연구원장은 『송장이 산 사람을 몰아내서야 되겠는가』라며 『퇴출해야 할 기업들은 조속히 퇴출되어야만 구조조정이 제대로 된다』고 강조했다. 이윤호(李允鎬) LG경제연구원장은 『구조조정은 군살을 빼고 경영시스템을 선진화시키면서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킬 것을 촉구했다. ◇인플레압력 내년이 문제다= 구조조정 지원, 실업대책 등으로 풀려나간 돈들이 시중에 대규모로 유입되었기 때문에 이 돈이 인플레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총공급이 총수요보다 많은 디플레이션 갭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디플레이션 갭이 축소되는 추세인데다 경기도 살아나고 있는 만큼 하반기말쯤 이 차이가 없어져 인플레이션 갭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즉 올해에는 정부의 공식전망대로 2%내외의 저물가를 유지할 수 있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인플레 압력이 예상되기 때문에 통화당국이 시중자금의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장 키워드를 찾아라 = 구조조정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견해다. 즉 2000년대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의 토대를 구조조정으로 마련하고 성장의 주엔진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선 한국산업연구원장은 『앞으로 한국경제를 선도할 신산업부문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며 지식기반산업을 통한 성장기반 확충을 강조했다.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도 『앞으로 성장주엔진은 투자에서 나와야 한다』며 『투자조정을 위해서는 대기업 구조조정을 활성화하고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주신 분: 李鎭淳 한국개발연구원장, 이 선 산업연구원장, 李景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李圭煌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 李允鎬 LG경제연구원장, 李漢久 대우경제연구소장)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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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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