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하이얼, 日 산요 가전사업 인수

日·동남아 냉장고·세탁기 사업 100억엔에…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br>日 대형 주력 제조업체, 中에 통째 매각은 처음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일본 산요전기의 백색가전사업을 인수한다. 하이얼은 중국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제조업체의 주력사업을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백색가전시장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장악하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대형 가전업체인 파나소닉이 자회사인 산요전기의 세탁기와 냉장고사업을 중국 하이얼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빠른 성장세와 풍부한 자금력에 힘입어 일본 기업에 대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지만 일본 대형 제조업체의 주력사업이 통째로 중국 기업으로 넘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하이얼에 매각되는 사업 분야는 일본 국내와 동남아시아의 산요 냉장고 및 세탁기사업 일체다. 파나소닉은 산요의 백색가전 관련 일본 및 동남아 자회사 등 총 10개사의 지분 전체를 100억엔에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 기업의 연간매출은 700억엔 규모이며 종업원 수는 2,000명에 달한다. 산요는 중국 등 일부지역의 사업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남은 사업의 매출 규모가 연간 200억엔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산요 브랜드는 백색가전사업에서 철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매각은 파나소닉 입장에서는 중복사업 해소를 통해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하이얼 역시 브랜드 위상이 취약한 일본 및 동남아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성사됐다. 파나소닉은 지난 2009년 산요를 자회사로 편입한 후 꾸준히 중복사업을 정리해왔다. 지금까지 물류, 반도체, 소형 모터 등을 잇따라 매각한 데 이어 백색가전까지 처분함으로써 주력 부문인 환경가전사업으로 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한 사업 재편을 일단락 지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이얼은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1ㆍ2위를 차지하는 백색가전사업의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시장경쟁력이 비교적 약했던 일본 및 동남아시장의 진출 기반을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영국 유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하이얼의 백색가전은 2010년 현재 냉장고 부문에서 세계시장의 12.6%, 세탁기 부문에서 9.2%를 차지해 각각 1ㆍ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일본과 동남아시장에서는 판매가 정체돼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산요 백색가전 인수가 성사된 후에도 일정 기간 'SANYO'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어 동남아 등지에서 그동안 산요가 쌓아온 브랜드 파워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요의 세탁기는 일본시장의 15%, 냉장고는 베트남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이얼은 일본시장 매출액을 지난해 100억엔에서 오는 2015년에는 300억엔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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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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