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과학기술자상] 박남규 KIST 태양전지연구센터장<br>'염료감응형' 기존 '실리콘계열'보다경제성탁월<br>상업화땐 고층빌딩 유리창 이용 전기생산 가능
| 박남규(오른쪽) KIST 태양전지연구센터장이 햇빛을 받아 전기를 발생시키는 태양광 컬러유리를 살펴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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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9월상 수상자로 선정된 박남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태양전지연구센터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셀 변환 효율을 가진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셀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박 센터장이 개발한 태양전지는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효율이 11% 수준으로 기존 실리콘 계열 태양전지에 비해 효율은 낮지만 제조단가가 5분의1 수준에 불과해 경제성이 뛰어나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식물의 광합성작용처럼 색을 입힌 투명유리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준다. 가시광선을 받으면 전자를 방출하는 염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흐린 날이나 직사광선이 비치지 않는 곳에서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는 두개의 유리기판 사이에 유기염료를 입힌 나노분말을 넣은 뒤 전해질을 채우면 빛을 받은 염료분자에서 나온 전자가 전류를 발생시킨다. 기존 유리창에 필름 형태로 부착할 수도 있어 건물 외벽 유리창을 발전기로 사용하는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를 잃은 염료분자는 전해질을 통해 다시 전자를 보충받아 새 전기를 만들 준비를 한다. 가시광선을 받으면 전자를 방출하는 염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빛이 있는 곳이면 실내ㆍ외 어디서든 전기를 생산한다.
다양한 색깔의 염료를 사용할 수 있어 투명한 유리에 디자인 요소를 가미할 수도 있다. 투명한 컬러 태양전지로 창을 만들면 전기 생산은 기본이고 유리에 색을 입히거나 실내에 차양을 치지 않고도 직사광선을 차단,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염료를 이용해 회사의 로고ㆍ그림이나 아름다운 디자인을 건물 전체에 입히는 등 디자인적인 활용도 가능하다. 박 센터장은 "나노입자 크기와 여러 가지 색깔의 염료 형성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투명 컬러전지를 제조했다"며 "이를 상업화하면 고층 빌딩의 유리창호 등에 특히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최근 기술이전료 28억원에 동진쎄미켐에 이 기술을 이전했다. 동진쎄미켐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양산 공정 개발에 착수, 2~3년 안에 컬러태양전지 창호와 선루프, 기타 전자제품용 전원 등 응용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박 센터장은 서울대에서 화학 학사ㆍ석사ㆍ박사 학위를 따고 지난 1997년부터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염료감응 태양전지 연구를 접한 뒤 한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1999년 귀국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거쳐 KIST 재료기술연구본부에서 염료감응 태양전지기술 개발 연구책임자로 연구를 수행하며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KIST는 재료기술연구본부 안에 태양전지연구센터를 신설하고 그를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KIST는 박 센터장을 중심으로 유기태양전지 및 연료감응형 태양전지 분야의 새로운 재료 개발 및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른 시일 안에 고부가가치 신기술을 창출할 계획이다. 박 센터장은 나노전극 기반 플라스틱 태양전지 개발, 고효율 유기 태양전지 핵심기술 개발, 유기태양전지 제조기술 연구 등을 수행한다.
센터장 밑에는 연료감응 및 유기 폴리머 태양전지를 집중 연구할 전담연구원 5명과 관련, 융ㆍ복합 연구를 공동 수행할 겸직연구원 7명으로 구성된다. KIST 연구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수년 안에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여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각오다.
세계 태양전지시장은 최근 매년 40% 이상 급성장하며 성장동력기술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200억달러 이상의 세계시장을 형성했으며 오는 2011년 120조원 규모(독일의 광학 전문 조사기관 포톤컨설팅)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전지시장에서 염료감응형 태양전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일본의 시장조사기관 후지게이자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