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의 브랜드 파워]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

"빼어난 인재를 키운다" 전문인력 중시 ‘혁신 경영’ 현장직원들에 깊은 애정<br>13년연속 무분규 이끌어내 공무원들 벤치마킹 모델로


[CEO의 브랜드 파워]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 "빼어난 인재를 키운다" 전문인력 중시 ‘혁신 경영’ 현장직원들에 깊은 애정13년연속 무분규 이끌어내 공무원들 벤치마킹 모델로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평소 ‘가장 부지런한 CEO’, ‘백발의 마라토너’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늘 일에 파묻혀 있으면서도 선비처럼 꼿꼿한 자세를 잃지 않는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CEO이다. 민 부회장은 매일 아침 6시 출근, 새벽 2시에 퇴근하는 일과를 20년째 이어오고 있다. 비서를 퇴근시키고 오후 6시부터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새벽까지 사업구상이나 신제품 개발 계획에 열중한다. 대기업 임원이나 중소기업 사장이면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밤 10시까지 일하고 한 달에 두 번은 주말에 출근해 책을 읽으며 사업 구상을 해야 한다는 게 민 부회장의 생각이다. 현대중공업을 찾은 사람들은 민 부회장을 쉽게 알아보지 못한다. 마른 체구에 푸른색 작업복 차림으로 45도 이상 허리를 굽히면서 인사하는 모습만으로는 그가 대표이사임을 짐작하기 쉽지 않다. 평소 현장 직원들이 거리감을 느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넥타이도 매지 않는다. 민 부회장의 현장 직원들에 대한 애정은 현대중공업은 13년 연속 무쟁의 기업으로 만들었다. 80년대 노사대립의 상징이었던 현대중공업은 95년부터는 무분규의 길을 걷고 있다. 조합원 복지 등 실리 노동정책을 표방하는 노조가 자리 잡은데다 노사협상 스타일도 형식적인 시간 끌기가 아닌 서로가 만족하는 수준에 이르면 곧바로 타협점을 찾아내고 빠른 시일내 협상을 마무리하는 ‘윈윈 게임’으로 바뀐 것이다. 여기다 현장 친화적인 민 부회장의 경영스타일도 노사상생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공부하는 CEO인 민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의 혁신을 이끌며 현대중공업을 공무원들의 벤치마킹 모델이 될 정도로 혁신사관학교로 탈바꿈 시켰다. 실제 지난 4월부터 현대중공업을 찾은 각 자치단체 및 유관기관 공무원 수만도 1,000명이 넘어섰다. 공무원들이 현대중공업을 찾는 이유는 장기 비전과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현재 노사가 함께하는 혁신활동을 보고 배우겠다는 것. 현대중공업은 6시그마(100만개당 3.4개의 불량품만 발생한다는 높은 품질수준) 경영을 펼쳐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작업효율을 높이며 성과 위주의 업무풍토를 조성하고 있다. 또 현장에서 발생되는 낭비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조선, 해양, 엔진, 플랜트, 건설장비, 전기전자 등 각 사업본부의 특성에 적합한 부서, 팀, 반 단위의 시스템을 펼치고 있고 안전체험교육장 운영, 노사합동 안전보건점검 실시 등을 통해 무재해 달성에도 노력을 다하고 있다. 민 부회장은 ‘공부하는 CEO’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지금까지 70종의 기술보고서를 발간했고, 국내외 학술지 및 학술대회에 약 220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68건의 국내 및 국제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등 웬만한 교수도 따라하기 힘들 정도의 연구실적을 내고 있다. 우주항공학 및 조선공학(석사), 해양공학(박사) 등을 넘나드는 그의 해박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현대중공업 R&D 부문은 높은 수준향상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 95년 정부에서 처음으로 제정하여 대통령이 수여하는 제1회 한국 공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1년에는 과학기술 훈장 웅비장을 수훈하였으며 2004년엔 기술경영인상, 2005년에는 한국경영대상, 2006년에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 그리고 2007년 5월에는 한국의 경영자상을 수상하였다. 민 부회장은 올해 현대중공업이 전 사업부문에서 사상최고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실있는 경영과 함께 세계 1위 조선사 다운 차별확된 수주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4년부터 자사의 주력 분야인 컨테이너선, LPG선, 탱커선 등에 집중하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인 엔진ㆍ전기전자 등 비조선 부문에서도 성장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전체매출의 약 51%를 차지하는 조선부문 이외에 건설중장비, 전기전자 시스템, 엔진기계 등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어 사이클 산업인 조선부문의 호ㆍ불황에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하고 있다. 세계 1위라는 시장지위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는 경쟁사들와 비교해 한단계 수준 높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조선공학 및 우주항공학 석사학위를 마친 민 부회장은 MIT에서 해양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79년부터 12년 동안 대우조선에 몸담으면서 기술연구소장 등을 거쳤다. 90년에 현대중공업으로 옮긴 다음 선박해양연구소 부사장, 기술개발본부 부사장을 거쳐 2001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대우조선에 근무할 때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가 주관한 특수유조선 건조 국제입찰에 응모, 일본 NHK 등 30여 개의 경쟁사를 물리치고 프로젝트를 따냈다. 1981년 이 유조선은 세계 최우수 선박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선을 제대로 아는 CTO이자 CEO인 셈이다. 입력시간 : 2007/07/3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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