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동생에 밀리는 형… 정의선 부회장의 디자이너 부메랑?

기아차 사장 시절 영입한 슈라이어 K5등 잇단 히트<br>주력차종 YF 쏘나타외RV 판매량도 기아에 역부족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현대차 'YF쏘나타'


동생에 밀리는 형… 정의선 부회장의 디자이너 부메랑? 기아차 사장 시절 영입한 슈라이어 K5등 잇단 히트주력차종 YF 쏘나타 외 RV 판매량도 기아에 역부족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현대차 'YF쏘나타' 동생 기아자동차가 형인 현대자동차를 무섭게 뒤쫓고 있다. 현대차그룹이라는 한 울타리로 보면 두 회사 모두 사상 최대의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그룹의 장자인 현대차 입장에서 보면 기아차의 급성장이 내심 편할 리는 없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최근 마케팅 비용을 대거 쏟아 붓고 있지만 주력 차종인 쏘나타 외에 레저용차량(RV)의 판매도 동급의 기아차에 밀리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 시절 영입해온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현대차에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지난 7월까지 현대의 YF쏘나타가 4만9,891대, 기아의 K5가 4만8,032 팔리며 내수판매 4위와 5위로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근소한 차이로 YF쏘나타가 동급의 K5를 앞섰지만 지난해까지 쏘나타가 12년 연속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는 이미 자존심에 금이 간 상태다. 쏘나타가 북미 중형차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현대차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국내에서 '현대차=쏘나타'라는 공식이 깨지는 것을 현대차로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미 담당 임원 몇 명이 옷을 벗었다는 말도 공공연히 돌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호평을 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통해 쏘나타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도 직접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타 본 후 마케팅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 결과 현대ㆍ기아차의 광고비 집행은 쏘나타와 K5의 하이브리드 차량이 출시된 지난 5월 후 전과 달리 쏘나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파매체(TV 및 라디오. 케이블 제외) 광고만 보면 올해 1ㆍ4분기 쏘나타는 K5의 절반에 불과한 비용을 지불했지만 2ㆍ4분기에는 쏘나타에 K5보다 50%나 많은 마케팅 비용이 투입됐다. 그러나 현대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판매실적은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계약 기준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각각 3,500여대가 팔렸다. 정식 출고된 차량은 쏘나타가 더 많지만 K5는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단순히 쏘나타와 K5만의 상황은 아니다. 동급의 RV도 현대차가 기아차에 죽을 쑤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현대의 싼타페 판매대수는 1만4,795대, 기아의 쏘렌토R의 경우 2만4,538대로 1만대가량이나 차이가 난다. 또 지난해 3만9,926대가 팔린 스포티지R보다 많이 나간 투싼ix(4만6,454대)도 올해는 판매량(투싼ix 2만5,077대, 스포티지R 3만1,462대)에서 역전된 상황이다. 현대ㆍ기아차 전체로 봐서는 총 판매량만 늘면 되겠지만 그래도 그룹 내에서는 현대차가 잘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룹 내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기아차의 실적이 좋았지만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부진해 그룹 분위기가 별로였다"며 "어찌 됐든 큰 형이 잘되고 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동급 차종에서 현대차가 기아차에 고전하는 시점이 정의선 전 기아차 사장이 현대차 부회장으로 넘어 온 직후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 부회장이 기아차 최고경영자(CEO)로 있으면서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현대차에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것. 공교롭게도 동급 차종에서 현대차를 압박하고 있는 기아차의 K5와 스포티지R, 쏘렌토R 등의 차종이 슈라이어 부사장의 대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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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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