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빌 게이츠 퇴진 배경전망] 반독점 등 안팎시련에 불가피한 선택

이는 법무부의 MS 강제 분할방침이 보도된 직후 발표된 것으로 갈수록 조여드는 대외적인 압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일각에서는 게이츠가 정부와의 극적인 타협을 앞두고 사전정비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그러나 정부가 MS에 대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데다 반(反)MS정서마저 고조되고 있어 MS의 장래는 그리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퇴진배경= 게이츠의 결정은 자신에게 집중된 비난의 화살을 피하는 대신 경영수완이 뛰어난 스티브 발머를 전면에 내세워 위기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 발머는 그동안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 MS의 난국을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아 왔다. 발머가 취임 일성으로 『정부의 분할기도는 고객에게 피해를 끼치는 무모하고 무책임한 처사』라며 비난수위를 한껏 높였던 사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게이츠가 정부와 싸우는 과정에서 심신이 지쳐버려 시간을 벌고 다른 대응전략을 찾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빌 게이츠의 변신= 게이츠는 앞으로 일상업무에서 벗어나 인터넷 및 첨단장비에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급변하는 정보통신기술의 여건에서 MS가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이 높았던 만큼 회사의 출발점인 소프트웨어로 복귀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MS의 경영진 변화가 실제 비즈니스전략의 대변화로 이어질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J.P.모건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윌리엄 에피파뇨는 『게이츠가 상당한 기술적 능력을 갖춘 만큼 회사의 기술 진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에게 MS주식을 매수할 것을 추천했다. 또 게이츠가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인간의 두뇌 모델링작업이나 자선단체 활동에도 더욱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MS의 내우외환= 소프트웨어의 제국으로 군림해왔던 MS는 최근 반독점소송, 경쟁업체의 맹추격, 내부적인 문제 등이 맞물러 그 위상이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MS는 기업용 서버시장에선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에, 운영체계에서는 리눅스를 개발한 레드햇 등 신생기업으로부터 협공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최근 AOL과 타임워너가 사상 최대의 합병을 단행한 것도 MS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더욱이 내부적으로도 스톡옵션 문제가 불거지면서 고급 두뇌들이 잇따라 퇴사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MS의 진로= 게이츠의 퇴진으로 정부와의 반독점소송이 극적으로 타결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소규모 기업으로 분할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창업자인 게이츠가 일선에서 물러난 만큼 MS의 분할이 훨씬 쉬워졌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 포스트는 13일 MS의 진로와 관련,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MS를 윈도 운영체계(OS) 판매사와 응용프로그램 판매사, 인터넷 관련소프트웨어 판매사 등 3개로 분리하는 수평분할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제시되고 있다. 또 유사한 성격의 2∼3개 업체로 분리하는 수직분할방식도 거론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운용체계부문과 응용프로그램부문을 나눈 후 다시 운용체계부문을 상호 경쟁하는 2개의 회사로 분할하는 방안도 등장했다. 신문은 이중 마지막 방안이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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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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