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25개국은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째 정상회담을 열고 대통령 및 외무장관제도 신설 등을 내용으로 한 EU 헌법안을 채택했다. EU 회원국들은 곧 국민투표 및 국회승인 등을 거쳐 헌법을 발효시킬 예정이나 현재로서는 EU 헌법 도입에 대한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아 승인 여부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U 정상들은 이날 그 동안 논란을 빚어온 의사 결정방식에 대해 합의함으로써 헌법안을 채택하는데 성공했다. EU는 4억5,500만명의 전체 역내 인구 가운데 65%에 해당하는 15개국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이중다수결제도’를 의사 결정방식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또 의제가 기각되려면 전체 인구의 35%에 해당하는 4개국 이상의 반대가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프랑스ㆍ독일ㆍ영국 등 EU 내의 일부 강대국이 담합을 통해 주요 의제를 결정할 수 없게 됐다.
또 이번 헌법안에는 국제무대에서 EU의 대표성과 외교력을 강화하기 위해 EU 대통령직과 외무장관직을 신설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반면 EU 정상들은 차기 집행위원장 선출에 실패해 이를 둘러싼 회원국의 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상들은 이틀간의 회담에서 로마노 프로디 현 집행위원장 후임을 선출하기 위해 격론을 벌였으나 기 베르 호트스타트 벨기에 총리를 지지하는 프랑스 및 독일과 여기에 반대하는 영국이 팽팽히 맞서 견해차를 조정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