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오후에 예정됐던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돌연 취소했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의 ‘피로’를 이유로 들었지만, 전군표 국세청장 문제 등에 따른 정신적 불편함과 전 청장의 거취에 대한 막판 고심이 묻어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청와대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외국인 정책회의’에 직접 참석, 이민 정책과 개방 문제 등에 대해 발언을 할 계획이었지만 회의를 불과 3시간여 앞두고 갑자기 불참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신 주재했다.
노 대통령의 불참 배경에 대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계속된 일정으로 피로가 쌓였다”며 “외국인 정책위원장이 총리이고 오늘 회의가 어떤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고 토론하는 회의이기 때문에 반드시 참석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자료를 챙기기로 했다”고 억측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가 외국인 정책과 관련된 간단치 않은 일정인데다 노 대통령이 몸살 등 겉으로 드러난 병증을 제외하고는 일정을 취소한 적이 드물었다는 점에서 밝히지 않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당장 변양균 전 정책실장에 이어 핵심 사정기관장인 전군표 국세청장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참여정부의 도덕성 문제까지 흠집이 날 상황인 점에 대해 곤혹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노 대통령이 이날 전 청장과 어떤 식으로든 접촉을 가졌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전 청장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리기 위한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