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검찰 수사의 관심은 노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우선 “혐의입증에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돈을 건넸다”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이 확고하고 권양숙 여사가 받은 돈의 일부가 노건호씨에게 흘러간 정황도 포착됐기 때문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부인과 아들이 돈을 받은 사실을 가장인 노 전 대통령이 몰랐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형사처벌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면 국가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영장이 기각될 경우 ‘무리수를 뒀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구속보다는 불구속기소한 상태에서 유무죄를 가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구속 불가피론’과 ‘불구속 기소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소장 검사들은 “뇌물 액수가 커 중형이 예상되는데다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검찰 고위층에서는 “전직 대통령인데다 박 회장과 정상문 회장이 구속수감된 상태여서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불구속기소하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수사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내용을 다각적으로 검토한 뒤 수사결과를 임채진 검찰총장에 보고할 계획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수사팀 내부 회의와 보고를 거쳐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가 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영장청구는 다음주 중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방대한 수사량과 신중한 임 총장의 성격으로 비춰볼 때 다음주 말께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 수사기획관은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결론이 (조사 이후) 하루나 이틀 만에 내려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