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T·車업계, 늘어나는 재고 "어쩌나"

7월 재고 증가율 IT 58%·車 38%… 경기둔화 요인으로<br>내년 생산 증가율은 반도체 5.3%·車 3.6%로 급감할 듯


수출 효자 업종으로 경제성장을 이끌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산업이 재고가 급격히 늘면서 경기둔화 요인으로 돌변했다. 올 들어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에 힘입어 수요가 많아지면서 출하량 및 수출이 증가했지만 최근 들어 이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재고가 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9조8,393억원이던 재고자산이 올해 상반기 13조8,248억원으로 40.5% 증가했다. 전세계 PC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PC용 D램 등 반도체 부문에서 재고가 상당 부분 쌓인 것이 주요인이다. 연초 도요타 리콜 사태에 따른 반사 효과로 미국 시장 점유율을 늘린 현대자동차도 올 상반기 재고자산이 지난해 말보다 16.1%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닉스ㆍ기아차도 같은 기간 5.4%, 23.4%씩 재고가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IT 재고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58%, 자동차 재고증가율은 38%로 전체 산업 평균 증가율 18%보다 높았다. 반면 반도체 산업의 생산증가율은 1ㆍ4분기 59.3%에서 7월에는 27.6%로 급감했고 자동차 산업 역시 같은 기간 51%에서 25.9%로 낮아졌다. 이는 제품이 팔리는 속도보다 창고에 제품이 쌓이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생산증가율보다 재고증가율이 늘어나면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재고증가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근 반도체 등의 가격 하락 추세가 나타나면서 업체들이 가격 조절을 위해 적극적인 판매 대신 재고로 쌓아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연말 성수기에 수요가 급증할 것을 대비, 재고를 확보하는 차원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재고급증에 대한 우려는 높은 상황이다. 특히 내년에는 글로벌경기둔화로 수요가 감소해 반도체ㆍ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15일 삼성경제연구소는 반도체 및 자동차 산업의 재고증가세 확대를 이유로 들며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3.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증가율은 올해 46.9%에서 내년에는 5.3%로, 자동차 생산증가율은 16.7%에서 내년 3.6%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는 모바일용ㆍ서버용 D램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30나노급으로 생산공정이 개선되면서 생산물량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수급은 타이트한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더 좋은 성능의 제품을 공급하면서 시장 상황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도 "내년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장 둔화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실제로 시장이 냉각될 경우 친환경차 및 신차 투입을 통해 판매량 하락을 극복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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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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