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수성향 삼성硏, 강한 소비회복 전망 '눈길'

여타 연구소·외국계 "4%대후반 소비증가율 어렵다"

최근 수년간의 보수적 전망과는 대조적으로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년 소비 증가율이 거의 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경기 낙관론의 선봉에 섰다. 이는 "한국의 내수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속도는 더딜 것"이라는 여타 국내 민간연구기관과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일반적 견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것이어서 주목된다. ◆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 4.9% 전망..최고수준 =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10일 '2006년 한국경제 전망' 간담회에서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4.8%에 이르고민간소비는 이보다 높은 4.9%(상반기 4.8%, 하반기 5.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소비 전망치는 LG, 현대경제연구원의 3.6%, 3.5%를 1%포인트 이상 웃돌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의 4.6%와 OECD의 4.3%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모건스탠리(3.0%), 씨티그룹(3.8%), JP모건(3.5%) 등 외국계 투자은행들과비교해도 매우 낙관적인 견해다. ◆ "가계부채완화.고용개선이 소비 이끈다..부동산 위축도 문제 없어" =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뚜렷한 소비 회복의 근거로 가계부채 부담 완화와, 고용개선, 증시활황 등을 들고 있다. 가계부채 중 미래소득을 앞당겨 소비한 '판매신용' 규모가 지난 2001~2002년 22조1천억원 급증한 뒤 2003~2004년 22조7천억원 줄어 조정이 끝난데다, 가계대출 역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둔화되면서 소비여력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지난 2.4분기와 3.4분기의 작년동기대비 취업자 증가 수가 각각 38만2천명, 37만9천명에 달하는 등 고용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wealth effect;부동산.주식 등 자산가치가늘면 소비가 증가하는 현상)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 99년 3.4분기 이후 올 3.4분기까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가 크지 않았던만큼, 8.31 부동산대책에 따라 주택가격이 떨어져도 이것이 소비감소로 이어지는 '역(逆) 자산효과' 역시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 외국계 등 "고용.소득, 강한 소비 이끌만큼 좋지않다" = 그러나 외국계 투자은행과 여타 국내 연구소들의 생각은 이와 크게 다르다. 이들은 가계의 소득 증가폭이 크지 않은데다 고용시장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어느 정도의 소비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있다. 오석태 씨티그룹 경제분석팀장은 "내년 소비는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속도는 더딜 것"이라며 "소비 회복에 지나치게 큰 기대를 걸면 실망도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소비 증가율과 GDP 성장률을 각각 3.8%, 4.3%로 예상했다. 오 팀장은 이어 "만약 내년 실질 소비 성장률이 5%에 이르기 위해서는 물가 등을 고려할 때 명목 소득이 최소 7~8% 정도는 늘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최근 통계청의 데이터상 가계 소득 증가율은 3%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소득의 뒷받침없이 소비 증가율 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저축률이 낮아져야하지만, 이는 신용카드 대란 당시의 '소비 거품'을 다시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는 덧붙였다. 임지원 JP모건 상무(이코노미스트) 역시 "최근 가계 소득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계절조정을 거친 신규고용 지표도 하반기 들어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면서"내년에 수출은 호조를 이어갈 것이나 소비회복세는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소비가 올해보다 3.5%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그는 지난 3.4분기의 소비 증가도 많은 부분 신차효과나 결혼시즌 내구재 구입 증가 등의 일시적 요소에 힘입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브마빈 도이체방크 주식부문 한국시장 리서치 책임자도 지난 11일자 보고서에서 "정책입안자들과 많은 경제학자들이 소비가 이끄는 내년 경제 회복을 전망하고있으나, 최근 통계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득 부진을 지적했다. 그는 3.4분기 가계 소득증가율이 명목기준으로 작년 동기대비 1.8% 성장했으나실질기준으로는 0.6% 감소, 지난 99년 2.4분기 이후 가장 나빴다고 소개했다. 지난 1년간 제조업에서 8만1천400개의 일자리가 줄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그는 "한국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이 너무 적어 자산효과도 거의 기대할 수없다"며 삼성경제연구소와 다른 견해를 밝혔다. JP모건의 임 상무도 "주식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상쇄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역시 "가계의 구매력 회복이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가계부채 조정도 완전히 마무리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비 증가율전망치로 3.6%를 제시했다. 또 송 위원은 부동산가격 하락도 내수 회복에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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