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규제에 막힌 강남 재건축아파트의 투자 대안으로 떠올랐던 강남권 단독주택 재건축도 인기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 호재가 반영되면서 이미 가격이 너무 오른 데다가 사업추진 속도도 더디기 때문이다. 21일 강남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도시및환경정비법 개정으로 노후ㆍ불량 건축물 기준이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강남권의 다가구ㆍ다세대주택들이 재건축 규제를 고스란히 적용 받으면서 사업추진도 늦어지고 거래도 뜸한 상태다.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단독주택 재건축 추진요건을 300가구 이상에서 200가구 이상으로 낮추고 준공 후 15년 된 다가구ㆍ다세대 주택이 30% 이상이면 아파트단지로 지을 수 있게 했었다. 사업추진 속도가 빨라 주목을 받았던 방배2동 960번지 일대는 지난 2004년 재건축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아직 진전된 것이 없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지난 3월 기본계획이 확정된 후 추진위 이후 단계를 밟은 곳은 아직 없다”며 “딱히 재건축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할 곳도 없을 정도로 조용한 편”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도 거래는 뜸하다. 방배2동 재건축구역 내 10평 미만 지분 값은 평당 4,0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1,000만원 오른 상태. 재건축구역 주변 단독주택도 평당 2,000만~2,500만원을 부르지만 사겠다는 사람은 없다. N공인 관계자는 “집주인은 향후 발전 가능성을 생각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사겠다는 사람도 너무 높은 가격에 발길을 돌린다“며 “재건축이익환수, 세금부담 등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도, 사고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대치동 977번지 일대는 현재 사업을 추진 중인 구역의 10평 미만 지분가격이 3,500만원 수준이지만 문의조차 뜸하다.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물어보는 손님도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동 84번지 일대 역시 시행사가 진행하는 재건축의 사업진행이 지지부진 해지자 가격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시행사가 주택은 평당 3,000만원, 건물은 200만원을 보상해준다고 한 것이라 그 자체가 매매금액이라고 할 수도 없고, 손님들에게 추천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서울시가 주택공급을 아파트가 아닌 노후 단독주택지 개발로 할 계획인 데다 강남권은 생활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강남권 단독주택의 장기적인 전망은 밝은 편”이라며 “하지만 현 시점에서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재건축이 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최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