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기업 이제는 도약이다] `윤리 경영` 뿌리 내린다

공기업 경영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나가는 한편 경영효율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5년간 진행된 공공부문 개혁이 하드웨어 개혁에 초점을 맞춘 데 반해 지금은 전자조달, 성과관리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는 곧 경영효율 제고로 이어져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만족도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공기업은 주로 전력, 가스, 도로 등 민간기업이 제공할 수 없는 산업 인프라를 맡고 있기 때문에 독점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민간기업과는 달리 경쟁이 없는 만큼 내부 혁신을 게을리할 경우 방만한 경영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 납품을 받거나 하청을 주는 규모 자체가 엄청나기 때문에 효율적인 관리체계가 없으면 경영자원의 낭비를 가져오기 쉽다. 하지만 공기업들은 납품과정에서의 투명성 제고, 윤리경영 등을 통해 비효율적인 요인을 속속 제거해 나가고 있다. 올들어 공기업 경영에서 특징적인 현상은 윤리경영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납품 및 공사발주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윤리경영을 실천하는데 주력중이다. 이를 위해 계약 및 민원업무 절차를 단순화하는 동시에 투명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청렴계약제, 전자입찰, 신규 납품업체에 대한 진입장벽 완화 등 다양한 제도 및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 한국전력 등 상당수 공기업은 올해부터 청렴계약제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납품 또는 하청업체에게 청렴계약 이행각서를 제출토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계약을 아예 해지하거나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한다. 또 전자공개입찰 대상 품목을 확대해 정실에 의한 낙찰이 불가능하도록 제도를 운영중이다. 이밖에 신규 납품업체의 경우 국내외 공인시험기관에서 인증을 받으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도 완화됐다. 내부적인 인사제도 개선을 통해 윤리경영을 실천하려는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비리에 대한 징계 수준을 강화하는 한편 승진 및 주요 보직 인사기준에 청렴도 평가 결과도 반영한다. 성과관리시스템도 강화되는 추세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98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기업의 노동생산성은 연 평균 9.9% 증가했다. 이는 1,777개 민간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 7.7%보다 2%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이 같은 생산성 제고는 주로 인력 구조조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는 인력 구조조정보다는 성과급 시스템을 강화해 내부적인 경쟁을 통한 생산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열심히 일해 성과가 높아지면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통해 경영효율을 높이려는 취지다. 공기업들은 성과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 경쟁을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업부서별로 연간 목표를 부여한 후 실적을 평가, 급여나 인사에 반영하는 시스템이 확산되는 추세다. 개별 사업부서는 비용을 한 푼이라도 절감하는 동시에 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인다. 고객 서비스 개선 노력도 돋보인다. 인터넷을 이용해 24시간 내내 고객을 지원하는 동시에 콜센터를 통해 민원을 처리하는 게 일반화되고 있다. 한전의 경우 전기료를 못 매는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사내 모금켐페인을 전개해 전기료를 대납해 주기도 한다. 한국가스공사 등 상당수 공기업은 불우이웃 지원 등 사회공헌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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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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