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물시장 「큰손 격전장」으로

◎거래대금 350억 웃도는 거액 투자자 등장/강남선 전문직업인 모인 「투자클럽」 선봬/개인 작년 30억 투자 100억 수익올리기도주가지수선물시장이 거액의 자금을 주무르는 이른바 「큰 손」들의 격전장으로 변하고 있다. 거래대금이 1천계약(약 3백50억원)을 웃도는 개인투자자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강남지역에서는 전문직업인들로 구성된 선물투자클럽까지 생겨나는 등 선물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는 개인투자자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이로인해 지난해 5월 선물시장 개장이래 개인투자자들의 선물거래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최근 30%대에 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선물시장의 개인투자 비중은 1%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더구나 거액의 개인투자자들이 속속 선물시장에 가세하면서 증권사 이상의 시장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주식시장이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지난해 선물시장에서 수십억원대의 수익을 올리는 개인투자자도 나타나고 있다. 한진투자증권 불광지점의 한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30억원을 선물에 투자해 1백억원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박영훈 한진증권 불광지점장은 『이 개인 고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당한 선물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점장은 『이 고객의 자금력으로는 한 번에 1천계약의 선물거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1천계약의 선물거래를 하기위해서는 증거금만 52억원을 내야한다. 이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주가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도포지션을 취해 막대한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한편 B증권에도 1회 선물투자 계약수가 1백계약이 넘는 개인고객들이 많이 있지만 올들어 선물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서 큰 손실을 입은 개인투자자들도 적지않다. B증권 관계자는 『올들어 선물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서 선물투자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많지만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발빠르게 매수포지션으로 전환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큰 손들이 선물시장에 대거 참여하면서 강남일대에는 사설 선물투자 클럽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이들 투자클럽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현물 주식투자와 선물투자를 병행하고 있으며 공인회계사, 선물투자상담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투자 컨설팅팀을 운영하고 있다. 2년전 쌍용증권에 근무하다 개인 투자회사를 설립한 권모씨의 경우 자신의 부동산 개발회사를 통해 선물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선물시장의 유동성이 하루에 1만계약 정도되면 투자 규모를 1천계약 이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선물투자에 제한이 많아 투자규모가 50억원을 넘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증권 금융공학팀의 한지우 대리는 선물딜링을 하다보면 한번에 1백계약씩 매도주문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같은 주문이 사실은 개인투자자들의 주문이라고 말한다. 증권사들은 선물거래비중이 60%정도로 가장 높지만 선물포지션을 하루이상 보유하는 경우는 많지않다. 또 선물딜러 1인당 투자한도가 제한돼 있어 개인처럼 과감한 베팅을 하기 어렵다. 이에비해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의 포지션을 장기간 유지하면서 수백계약씩 「물타기」를 감행하기도 한다. 일부 선물딜러들은 『지난해 선물가격이 저평가 상태를 보인 것도 증권사들이 차익거래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대량으로 매도주문을 내 자신들의 매도포지션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정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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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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