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2년 대서양상의 조그마한 섬 포클랜드제도를 놓고 벌어진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전쟁은 영미식 경제와 남미식 경제의 분수령이 됐다.
포클랜드전쟁에서 이긴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는 여성총리를 우습게 여기던 남성 정치인들을 누르고 리더십을 회복했고 막강한 석탄노조의 장기파업에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싸워 굴복시켰다.
영국병의 근원이었던 노동조합의 힘이 결정적으로 약해졌고 대처 총리는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영국경제에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했다. 대처의 보수당은 90년대 말 40대의 토니 블레어 노동당 당수에게 정권을 빼앗겼지만 블레어 정부는 대처의 시장주의 개혁을 이어받았다.
이에 비해 전쟁에서 무참하게 패배한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정정과 경제불안에 시달렸다. 전쟁을 일으켰던 군사정부가 무너지고 라울 알폰신 대통령의 민간 정부가 탄생,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경제정책에는 실패했다.
사회 곳곳에는 남미식 사회주의를 주창한 페론주의가 만연, 산업 생산성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정부가 국민의 복지정책을 책임지다 보니 엄청난 재정적자가 발생, 연간 1,000%가 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80년대 말에 모라토리엄을 선언했고 2002년 말에 또다시 국가파산을 선언하는 만성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