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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제 가면 대통령 된다?
입력2006.10.31 16:54:40
수정
2006.10.31 16:54:40
전·현직 대통령 9명중 6명이 인연 '눈길'…郡선 '대통령 테마공원' 추진<br>박정희·노태우·노무현, 軍복무 경험…전두환, 백담사 은거·DJ, 첫의원 당선<br>YS, 대선 낙선후 설악산서 재기 다져
| 강원도 인제군은 6명의 전ㆍ현직 대통령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 인제군 북면 용대2리에 위치한 백담사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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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 과거 강원도 인제군이 힘든 군생활 및 산간오지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시절 떠돌던 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옛말과 달리 인제를 찾지 않으면 오히려 원통해 할지도 모를 일이다. 인제에 가면 혹 대통령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31일 인제군에 따르면 역대 전ㆍ현직 대통령 9명 가운데 6명이 인제군과 인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69년 사병으로 입대해 인제에 있는 12사단 52연대에서 복무하다가 71년에 제대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이던 2002년 말 자신이 복무했던 부대를 직접 방문, 후배들을 격려하면서 인제와 대통령의 인연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당시 노 대통령은 “군에 있을 때는 군생활을 보람 없는 상실의 시간이라고 생각했으나 안 그렇더라”면서 “내가 역경과 난관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오는 데는 군생활에서 인내하는 것을 배웠던 게 가장 컸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도 군인 시절 인제에서 복무한 인연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55년 7월부터 1년간 인제에서 5사단장으로 복무했고 57년 9월부터 9개월 동안은 7사단장으로 복무했다. 노 전 대통령도 초임 장교 시절이던 56년 12사단 52연대에서 소대장을 지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인제는 ‘정치적 고향’이다. 김 전 대통령은 54년 고향인 목포에서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다가 첫 고배를 마신 후 인제로 지역구를 옮겨 4ㆍ5대 선거에 출마했지만 연이어 낙선했다. 그 후 61년 5월 인제에서 제5대 민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됐으나 사흘 후 5ㆍ16이 발발하며 국회가 해산돼 의원직을 잃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인제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공통점이 있다. 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88년 11월부터 2년간 용대리에 있는 백담사에서 은거했으며 김 전 대통령은 87년 대선에서 낙선한 직후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며 대권 재도전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역대 대통령들과 인제와의 인연이 각별하자 인제군은 전ㆍ현직 대통령들의 동의 아래 ‘대통령 테마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제군은 대통령들과 인터뷰를 실시하고 관련 자료들을 수집했으나 7월 수해 여파로 사업 추진이 잠시 보류된 상태다. 인제군은 수해복구작업에 주력한 후 내년 2월께 테마공원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업을 재추진, 오는 2009년 완공할 계획이다.
한국대통령학연구소 소장인 함성득 고려대 교수는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인제군에 대통령 테마공원을 조성하면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대통령과의 거리를 좁히고 대통령을 친근하게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 교수는 또 “테마공원에는 대통령들이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도 소개해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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