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돈에 눈먼 일부 IT업체 종사자들 도덕성 상실"

핵심기술 해외유출 시도..검찰, 4명 구속·3명 입건<br> 영업비밀유출 미수·예비음모죄 첫 적용

반도체 웨이퍼 검사장비 등 국내 IT관련 핵심기술들을 회사 이직과 함께 외국계 업체로 유출하려던 이들이 검찰에 대거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이득홍 부장검사)는 25일 국내 유수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A사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해외 경쟁업체로 전직키로 한 뒤 반도체 웨이퍼 검사장비 운용에 필요한 핵심 기술자료를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35)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96년 말부터 A사 반도체 제품개발본부에서 근무해온 김씨는 지난10월1일자로 외국 경쟁업체인 I사로 전직키로 한 뒤 올 4~9월 5차례 걸쳐 웨이퍼 검사장비 운용을 위한 핵심기술 프로그램 330여개를 개인 홈페이지 계정으로 전송한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미국 현지 근무를 위해 9월23일 출국하려다 출국 이틀전 검거됐으며 김씨 이메일 계정을 압수수색한 결과 I사로 기술 프로그램이 넘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반도체 제조 중간재인 웨이퍼의 불량여부를 검사하는 웨이퍼 검사기술은 판정의 정확성에 따라 회사 생산성과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기술로, 50억원에 이르는 개발비용은 물론 운용을 위해 숙련기술자의 7~8년 이상 현장경험이 필요하다고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또 반도체 제조장비 제조업체인 B사를 퇴사하면서 미국계 반도체 장비회사인 L사에 유출할 목적으로 웨이퍼 제조장비 설계도 등 핵심기술관련 영업비밀을 빼낸 신모(32)씨를 적발, 같은 죄목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B사는 국책사업업체로 선정된 첨단기술 보유회사로, 해외 반도체 제조장비가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국산 제조장비 개발에 성공해 시장에서도 호평받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온라인 게임업체 C사가 개발한 출시 직전의 게임관련 소스 프로그램을 유출한 혐의로 장모(25)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이모(25)씨를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최모(23)씨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장씨 등은 C사의 연구개발팀에서 근무하다 올 5월경 퇴사하면서 그간 개발해 온온라인 게임관련 프로그램을 몰래 가지고 나온 뒤 국내 경쟁업체에 취직하면서 일부소스 프로그램을 넘겨주거나, 유출한 프로그램을 개인 홈페이지에 올려 동료 프로그래머들과 공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 등의 범행으로 C사가 개발해온 게임개발 내용이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C사는 대만, 중국 등과 진행해 오던 100억원 상당의 수출상담이 중단돼 상당한 피해를 봤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올 7월21일자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시행에 따라 기술유출범죄의 미수 및 예비.음모죄가 추가되고, 친고죄 규정이 폐지된 이래 미수 사건과 고소취소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이 법을 적용해 기소했다고 소개했다. 이득홍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장은 "이번 사건 모두 내부직원들이 사직하거나 전직하면서 소속 회사의 주요 영업비밀을 계획적으로 훔쳤다는 점에서 국내 첨단산업 종사자 중 일부의 도덕성과 관련업체의 보안의식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고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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