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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암 발병 스위치' 단백질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독

■ 무엇을 먹을 것인가 (콜린 캠벨·토마스 캠벨 지음, 열린과학 펴냄)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웰빙 바람이 불면서 잘 먹고 잘 살자는 욕구와 열망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갖가지 주장이 난무하면서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지 헷갈리는 게 문제다.


누구는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기 위해서 육식과 채식을 골고루 해야 한다고 하고, 또 다른 이들은 오로지 채식을 외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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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그런 식으로 편을 나누자면 이 책은 후자다. 책은 이 같은 논거를 입증하기 위해 저자가 직접 참여했던 풍부한 연구 프로젝트의 예화를 열거하고 있다.

이를 테면 미국인은 섭취하는 전체 칼로리의 15~16%가 단백질이고 그 대부분을 동물성 식품에서 얻는다. 하지만 암 발병률이 낮은 중국 농촌에서는 전체 칼로리의 9~10%만을 단백질에서 얻고 그 가운데 10%만을 동물성 식품에서 얻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캠벨 박사는 암과 많은 성인병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원인물질을 규명해 내기에 이르렀다. 모두가 양질의 영양소로서 단백질에 찬사를 보내고 있을 때 그가 발견한 결과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 화학물질이 바로 단백질이었기 때문이다. 논문은 실험용 쥐에게 맹독성 발암물질 아플라톡신을 투여한 후 간암의 소인을 갖게 했지만 20%의 단백질을 먹인 쥐들만 간암에 걸렸고 5%의 단백질을 먹인 쥐들은 간암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힌다. 병이나 상처가 악화되는 것은 아플라톡신의 양이 아니라 전적으로 단백질의 섭취량에 따라 결정 됐던 것이다. 책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현재의 영양학은 단백질 영양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단백질을 숭배한다고 지적한다. 몸보신, 영양식 하면 다들 단백질을 떠올리고, 육류, 가금류, 생선, 계란, 우유 등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단백질이 몸에 좋다는 것이 '상식'이 돼버린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몸은 이런 식품들과 단백질을 그렇게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캠벨은 주장한다.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많이 섭취할 경우 암을 비롯한 다양한 만성질환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캠벨이 수행한 연구의 결론은 단백질이 암 발생을 껐다 켰다 하는 '암 발생의 스위치'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단백질을 섭취 칼로리의 10%를 넘게 섭취할 경우 암 발생이 증가한다. 다행히도 한국영양학회에서 권장하는 단백질 섭취량은 전체 칼로리의 7~8% 수준으로, 10%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TV와 건강관련 서적들, 그리고 언론과 정부의 지침을 통해서 인체 필요량의 2배에 해당하는 10~15%의 단백질 섭취를 권고 받고 있다. 캠벨은 이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답게 학계, 의료계 그리고 정부가 어떻게 축산업계의 입김에 영향을 받게 되는지 본인의 경험을 통해 구체적인 상황들을 예로 보여준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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