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장수학노트]

[장수학노트]노인의 행복감 65세 이상인 사람에게 "당신은 같은 또래 사람들과 비교해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행복하다"거나 "행복한 편이다"라는 대답이 미국에서는 48%, 영국에서는 43%, 독일에서는 38%였다. 한국은 39%로 독일 보다 약간 많았다. 반면 이웃나라 일본은 67%로 세계 최고였다. 또 "행복하지 않다"거나 "행복하지 않은 편이다"라는 대답은 미국ㆍ영국ㆍ독일이 6~8%, 일본이 7.1%인 반면 한국은 21%로 월등히 높았다. "당신은 불안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ㆍ일본 노인들이 "건강ㆍ경제 문제가 불안하다"고 대답한 노인이 구미에 비해 많았다. 건강면에서 "늘 불안하다", "가끔 불안하다"고 대답한 사람이 미국ㆍ영국ㆍ독일에서는 20~30%였는데, 한국과 일본에서는 50% 내외였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전혀 불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노인이 미국 47%, 영국 43%, 독일 35%나 됐는데, 한국과 일본에서는 10여%에 그쳐 구미와 큰 격차를 보였다. 행복하다고 대답하면서도 불안한 사람이 많은 까닭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다음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의 노인이나 "가족"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배우자와 자녀를 포함한 개념이다. 고령자의 사교생활에 관한 조사에서는 "파티가 있으면 언제나 참가한다"거나 "가끔 참가한다"는 노인이 독일 63%, 미국 60%, 영국 53%인데 비해 한국은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웃 사람들과 매일같이 교류가 있다"는 점에서는 한국이 55%, 영국은 40%, 미국은 32%, 독일은 29%로 조사됐다. 행복감이란 주관적인 것이다. 그래서 자기 부모의 생활이나 자신의 예전 생활과 비교해서 현재의 생활이 안락한 쪽으로 변했다면, 자기 신세를 긍정적으로 의식하게 마련이다. 오늘날 한국 고령자들은 과거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자기네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더라도 믿기 어려울 만큼 편리하고 안락하고 고급스런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상례다. 행복하다는 실감은 이런 데서 우러나오고 있다. 나이가 들면 세월은 더욱 빨라진다.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없을 망정, 어쩐지 생활이 재미가 없다. 뭔지 만성적으로 불안하다. 젊은 시절부터 일만 했지 취미나 오락을 익히지도 못했다. 그래서 가만 있으면 도리어 불안한 노인이 많은 것이다. /이상택(안양병원 이사장)입력시간 2000/11/28 19:0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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