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하락으로 한국경제 타격 불가피

시장개입 한계…근원적 체질 바꿔야

경제 전문가들은 25일 원.달러 환율 급락이 기업들의채산성 악화를 초래할 뿐아니라 소비심리를 짓눌러 경제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으나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내려왔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는 환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환율에 대한 내성이 강하도록 경제 체질을 근원적으로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환율 전망 엇갈려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하며 급기야 달러당 930원대로 떨어졌으나 향후흐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곧 종결되는데다 일본과 유럽은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달러 약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하반기 원. 달러 환율이 달러당 92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단 연평균 원.달러 환율 전망을 950∼960원으로 최근 조정했다"며 "일단 팔고보자는 쏠림현상이 겹쳐지면서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증권은 미국측이 다음달에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고 선진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위안화 변동폭은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의 급락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원화의 경우 자체 절상 요인으로인해 절상폭이 다른 통화에 비해 컸던 만큼 향후 달러 약세에 따른 상대적 절상폭은엔화 등에 비해 작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한국경제에 큰 영향 주나 환율 하락은 수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에 힘입어 대기업 제품의 경우 예전에 비해 그 영향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채산성 악화 때문에 수출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기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한국 경제의 양대축중 하나인 내수 회복의 강도는 미약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가운데 수출마저 힘을 잃게 되면 경제는 그야말로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원화가 이미 '고평가'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물론이고 수출 물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도 "최근 환율 하락은 물가안정을 통해 내수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수출에 미칠 부정적인 타격이 훨씬 크다"며 "환율 하락이지속되면 기업 채산성 악화→투자 부진→고용 침체→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원화가 계속 강세를 보이게 되면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서비스 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수입 확대로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경제연구본부장은 "지난해이후 지속된 고유가를 잘 버텨왔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게다가 환율 하락까지 겹치게 되면 3.4분기에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 "근원적인 해결책 찾아야"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환율급락을 막기 위해 직접적인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경제팀장은 "그동안 외환당국은 환율하락에 대해 사실상손을 놓고 있었다"고 말하고 "여기에는 환율하락이 경제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등 부분적으로 구조조정 효과를 가져온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한국정부는 환율하락으로 경기가 무너지는 것을 방치할 수없기 때문에 개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물가가 안정돼 있기때문에 개입 부담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근원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허 본부장은 "환율급락의 해결책으로는 정부개입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원화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서는 관련 규제를 완전히 없앰으로써 기업이나 개인이 해외에서 마음대로 투자할수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며 기업은 아웃소싱. 경비절감.고부가가치화 전략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이밖에 장기적으로 원화의 국제화를 촉진하기 위해 원화-엔화, 원화-위안화의직거래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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