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의 횡령 등으로 지난달 증시에서 퇴출된 핸디소프트가 컨설팅업체에 팔려 그 배경에 증권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 퇴출이 확정된 상장사가 주식 정리매매 기간 중에 매각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영자문ㆍ컨설팅 업체인 와이즈코프는 지난 28일 장 마감 후 공시에서 핸디소프트 주식 2,610만주(50.13%)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목적은 경영권 참여다. 주식 매수기간은 핸디소프트의 정리매매가 시작된 지난 달 21일 이후 엿새간으로 총 28억8,978만원이 투자됐다.
핸디소프트는 전자업무 솔루션 개발업체로 지난 1999년 11월2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바 있다. 특히 당시 닷컴 열풍의 주역으로 큰 폭의 주가 상승률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화려한 기간도 잠시. 전 대표인 윤문섭 씨의 횡령ㆍ배임 혐의 발생,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지난해 9월 8일 퇴출 결정을 받았다. 이 후 이의신청을 제기, 3개월의 유예기간을 받았다. 그러나 3개월의 유예기간이 완료된 뒤 지난 달 17일 열린 상장위원회에서 또 다시 최종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정리매매기간은 2일까지로 이후 핸디소프트는 코스닥시장에서 이름을 내린다.
심재명 와이즈코프 이사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세한 내용은 밝히긴 아직 이르다”면서도 “경영안정을 도모해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M&A)하거나 재상장하는 데 관심이 있어 핸디소프트 주식을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코스닥시장 기업설명(IR) 관계자는 “퇴출이 확정된 상장사 주식을 외부 기업이 인수한 뒤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면서 “아마도 인수 후 회사를 정상화한 뒤 매각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