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시장 악재해소.구조조정 순항 기대

■ 하이닉스 GDR발행 성공 가시화하이닉스반도체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의 발행 성공이 가시화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하이닉스반도체의 DR발행은 14일 청약을 마감하고 15일 종가로 가격산정에 들어가 16일 오전 발행가격과 발행규모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발행 예상가는 현재가격에서 25~30% 할인된 3,100원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DR발행에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DR발행 성공 여부가 하이닉스반도체의 운명뿐 아니라 올 하반기 증시와 금융시장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DR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그동안 국내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던 악재들이 순차적으로 해소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고 얽혀 있는 구조조정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하이닉스반도체의 DR발행이 은행권에 잠재적으로 남아 있는 7조원 규모의 부도위험을 사라지게 만들며 은행권의 숨통을 터줘 자금시장 선순환의 고리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7조원의 신용위험이 사라진다 은행권의 전환사채 인수를 통한 지원 1조원, DR발행, LCD사업부문 매각 등으로 하이닉스반도체에는 총 4조원에 달하는 신규자금이 들어온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하이닉스반도체의 아킬레스건이었던 하반기 만기도래 2조7,000억원의 회사채 상환부담이 사라지게 된다. 1ㆍ4분기 말 총금융부채가 7조3,000억원이었던 하이닉스반도체가 이제 자기 영업으로 이자 정도는 감당할 수 있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DR발행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차입이 아니라 자기자본 형태이기 때문에 하이닉스반도체의 퇴출에 대한 국제여론을 잠재우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물론 앞으로 반도체경기의 회복 여부와 변화하는 경제환경에 하이닉스반도치가 적절하게 적응할 수 있는가가 문제로 남지만 1~2년간은 그간 겪었던 극단적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번 외자유치에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같은 전략적 사업파트너들도 참여해 경영에 대한 리스크가 점차 해소되며 추가 구조조정이나 자본조달에 유리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 금융시장 선순환 고리 7조원 규모의 잠재적인 부도위험이 사라진다는 것은 금융시장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은행권에 잠재 손실률이 낮아져 신규대출을 할 수 있는 여력을 주고 채권투자자들에게도 매수범위를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신규자금 조달은 그동안 우량채권에만 한정돼 있던 채권시장의 매수 범위가 준우량채권ㆍ비우량채권으로 확대돼 금융시장 선순환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반기 만기도래 회사채 2조7,500억원 중 투신권의 차환발행 금액 6,800억원을 제외하면 2조1,000억원이 상환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채권시장의 수급구조를 개선시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효시가 될 것이다. 임일성 한화증권 수삭연구원은 "금융시장의 안정은 기업부문의 최대 채권자인 은행의 기업지원 부담과 신용위험을 감소시켜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에도 신규로 대출해 국내 경기회복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도 하이닉스 효과를 톡톡히 보며 안정세를 찾고 있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은 1,290원대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되면서 안정적인 하향세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하이닉스반도체의 DR발행, 대우차 매각 및 현대투신의 AIG 자금유치 등이 긍정적으로 진행되면서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가신인도 제고에도 한몫 증권업계에서는 하이닉스반도체의 DR발행 성공이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무난하게 마무리되는 발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내기업의 구조조정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하이닉스반도체의 외자유치가 산적해 있는 구조조정기업들, 특히 같은 현대계열사인 현대투신ㆍ현대건설 등에 자극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국가신인도 제고에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이은 한국통신의 DR발행 등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는 해외투자유치 활성화는 국가 신인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백종일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하이닉스반도체의 DR발행 성공뿐 아니라 AIG의 현대투신에 대한 투자, GM의 대우차 인수 등 구조조정에 대한 핵심사안들이 마무리돼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시장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에서 구조조정의 최대수혜주인 은행주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시장보다 초과 상승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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