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변신할 것을 알고 있다

제4보(39~47)


흑39의 침입은 기민했다. 그냥 삼삼에 침입하지 않고 흑39부터 물어본 수순은 아마추어들이 기억해 둘 만하다. 백이 40으로 받지 않고 참고도1의 백1로 받으면 어떻게 되는가. 흑에게는 2 이하 6으로 두는 권리가 남는다. 이 코스는 백이 견디기 어렵다. “대국자 쌍방이 상대의 속셈을 거울 속처럼 환하게 알고 있어요.”(모조카미 8단) 다카오가 백42로 점잖게 내려서는 것을 보고 한 말이었다. 이 수가 점잖은 수라면 점잖지 않게 두는 수는 어떤 것일까. “욕심을 좀 내자면 먼저 찌르는 것이 있지요.”(모조카미) 참고도2의 백1로 먼저 찌르는 것도 유력하다는 설명이었다. 만약 흑이 2로 받아주면 백3으로 묵직하게 눌러둔다. 흑이 살려면 흑4와 백5의 교환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는데 백으로서는 이 교환으로 왼쪽 흑 2점이 완전히 잡히므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흑은 그 교환을 해주지 않고 변신을 꾀할 것이다. 흑4 대신 흑A로 붙여 응수를 묻는다. 백B면 흑C로 끼우는 묘수가 기다리고 있다. 백이 어떻게 두어도 흑 2점을 뒷맛 좋게 삼킬 수는 없다. 그것을 잘 아는 다카오가 실전보의 백42로 점잖게 내려선 것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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