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라톤 평원의 영웅 후보들

'한국, 케냐, 일본, 모로코, 스페인, 이탈리아의 6파전.' '108년 만의 귀향' 아테네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할 마라톤 평원의 영웅은 누가될까. 앞서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같은 코스를 달린 여자 마라톤에서 일본의 노구치 미즈키가 예상 밖의 우승을 차지하고 마라톤 여제 폴라 래드클리프(영국)가 땅바닥에 주저앉으면서 전문가들도 섣부른 예측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알려진대로 최악의 무더위와 표고차가 철각들의 질주를 가로막는 클래식 코스자체가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고 올림픽 무대가 기록 싸움이 아닌 순위 경쟁이라는 점에서 항상 이변의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현재 엔트리에 올라있는 각국의 건각은 모두 113명. 전문가들은 개인 기록과 최근 국제대회 성적 등을 토대로 큰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전통의 마라톤 강국 6개국 마라토너들을 우승 후보로 꼽고 있다.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 이후 12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의이봉주(삼성전자)를 후보 중 한명으로 손꼽는 것도 객관적 전력 평가에서 전혀 무리가 없다. 지난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낸 2시간8분15초가 올 시즌 기록 세계 10위에 올라있고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과 2001년 보스턴마라톤 우승 등 경력 면에서도세계 톱 러너들에게 뒤질 게 없기 때문. 은퇴 선언을 하고 아테네에 입성한 케냐의 터갓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 후보 1순위다. 작년 9월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5분 벽을 깬 이후 한번도 풀코스 실전 레이스를 뛰지 않았다는 점을 변수로 들 수 있지만 스피드와 지구력에서 최정상급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페이스메이커로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4분56초를 기록한 통산 랭킹 2위새미 코리르(케냐)는 AP통신이 금메달 감으로 점찍었으나 부상으로 꿈을 접었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동메달,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에릭 와이나이나(케냐)는 순서대로라면 이번에 금메달을 따낼 차례지만 최근 성적은 그다지 눈에띄지 않는다. 2시간 6, 7분대 선수가 수두룩한 케냐가 30대 베테랑들을 올림픽에 내보낸 것은올림픽 금메달에 맺힌 마라톤 왕국의 한을 반드시 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올림픽 여자 마라톤을 2연패한 일본 마라톤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선두 주자는 작년 파리 세계선수권 5위에 오른 아부라야 시게루로 첨단 과학을앞세운 일본 마라톤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 작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조우아드 가리브(모로코)는 지난 4월 런던마라톤에서넘어지고도 3위를 차지할 만큼 불굴의 의지를 지닌 마라토너로 역시 우승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인환 삼성전자마라톤 감독은 "모로코 선수들은 초반부터 스퍼트를 펼치며 치고 나오는 경우가 많아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더위에 강한 유럽세의 대표 주자는 훌리오 레이(스페인)와 스테파노 발디니(이탈리아). 작년 세계선수권 2위 레이는 지구력 하나만 따지면 상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강자이고 올해 비와코마라톤에 우승한 팀 동료 호세 리오스의 기세도 무섭다. 발디니는 그동안 여러 번 이봉주와 동반 출전해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은 선수로항상 2시간7분-9분대의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해왔다.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게자행 아베라(에티오피아)가 엔트리에서 빠졌지만에티오피아의 쌍두마차 암베세 톨로사와 테페레 우다조도 간과할 수 없는 다크호스. 이밖에 96년 애틀랜타에서 조시아 투과니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다시 러닝화끈을 조여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베테랑 거트 타이스도 레이스에 도전한다. 2시간4분55초의 터갓을 비롯해 2시간5-8분대 기록을 가진 선수 수십명이 도전장을 냈지만 승부는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2시간12분대 중반에서 갈릴 전망이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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