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30년 공연 비결? 언어 초월한 스토리·음악의 힘"

13일 서울공연 개막 앞둔 '캣츠' 오리지널팀… 6년 만에 내한

전세계 관객과 몸으로 소통

같은 캐릭터도 배우 따라 달라져

블루스퀘어서 8월24일까지 공연

6년 만에 내한공연하는 뮤지컬 '캣츠'의 주연배우 에린 코넬(오른쪽부터), 얼 그레고리, 협력안무가 엘마 델메니코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고양이 흉내를 내고 있다. /사진제공=설앤컴퍼니

객석에 난입한 고양이가 관객의 가방을 낚아채더니 내용물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또 다른 고양이에게 간식을 빼앗긴 어린 관객은 급기야 눈물을 터뜨린다. 흥 넘치는 개구쟁이 고양이들의 향연. 오페라의 유령, 미스사이공, 레미제라블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캣츠'의 공연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전세계를 돌며 30년을 보낸 고양이들이 이번에는 서울에 모였다. 6년 만에 한국을 찾은 고양이들은 이번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영국·호주 등 다국적 군단으로 한층 화려해졌다.

오는 13일 서울공연 개막을 앞두고 리허설에 한창인 에린 코넬(그리자벨라 역), 얼 그레고리(럼 텀 터거 역), 에마 델메니코(협력 안무가)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만났다.


"30년 공연의 비결요? 언어를 초월한 스토리와 음악의 힘이 아닐까요?" 배우들은 뮤지컬 캣츠의 장수비결을 묻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스토리와 음악을 말했다. '젤리클'이라는 고양이 부족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2시간20분의 러닝타임 대부분이 대사보다는 배우들의 고양이 흉내와 고난도 안무, 노래로 진행된다. 델메니코는 "언어의 장벽 없이 신체로 표현하는 공연이다 보니 전세계 관객들이 대사가 없어도 배우의 몸을 통해 소통할 수 있다"며 "스토리 역시 시간이 지나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시대를 초월하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옆에 있던 코넬은 1막 시작 음악을 흥얼거리며 "모든 음악도 파워풀하다. 음악을 들을 때마다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맞장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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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장수작품'이라는 점은 분명 캣츠의 강점이다. 반면 오랜 시간 대중에게 알려진 스토리 때문에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작업이 배우들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 이에 대해 그레고리는 "캣츠는 같은 캐릭터라도 배우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달라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연출이 주문한 범위 내에서 배우들은 매 공연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늘 캐릭터를 연구하고 재창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캣츠를 30년간 연출하고 있는 조앤 로빈슨은 리허설 기간 고양이별로 서로 다른 3개의 형용사를 건넨다. 배우들은 본인에게 주어진 3개의 형용사를 공연하는 동안 몸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어떤 형용사를 받았는지는 배우끼리도 비밀이다.

이번 작품은 캣츠를 보며 배우의 꿈을 키운 '캣츠 키즈'가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코넬은 8살 때 엘렌 페이지가 그리자벨라로 출연하는 캣츠를 봤다. 그는 "메모리즈를 부르는 모습에 매료돼 '나도 꼭 그리자벨라를 연기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며 "그 꿈을 이번 무대에서 이뤘다"고 웃어 보였다. 그레고리 역시 학창시절 캣츠를 보고 캣츠라는 작품과 럼 텀 터거 배역에 대한 동경을 키웠다. 당시 럼 텀 터거를 연기했던 배우는 지난 2003년 캣츠 내한공연에도 참여했던 폴 워릭 그리핀이다.

얼마 전 끝마친 안산공연에서 엄청난 기운을 얻었다는 배우들은 한국 관객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표현했다. "관객들이 어느 순간 노래 자막을 볼 생각도 잊은 채 무대 위를 응시하며 공연 자체에만 집중하더군요. 배우로서 큰 영광이었어요(그레고리)." "호주와 런던에는 관객들이 공연장에 와서 기분 좋게 관람을 하지만 차분하고 조용한 편이에요. 한국 관객들요? 1막 시작 때부터 갈채와 환호가 끊이지 않죠(코넬·델메니코)." 글로벌 고양이 군단의 축제는 13일부터 8월24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펼쳐진다.

6년 만에 내한공연하는 뮤지컬 '캣츠'의 주연배우 에린 코넬(오른쪽부터), 얼 그레고리, 협력안무가 엘마 델메니코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고양이 흉내를 내고 있다. /사진제공=설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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