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험업계 "보험 모집수당 선지급제 개선을"

설계사 1∼2년치 미리 지불따라 먹튀 많아<br>업계 "보험계약 질서 왜곡·보험료 인상 부작용"

보험설계사에게 모집 수당을 미리 지급하는 '선(先)지급 수당 시스템'이 보험계약 질서를 왜곡하는 만큼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영업강화 차원에서 보험설계사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대형사와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선지급 수당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선지급 수당 시스템은 보험설계사가 고객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1년~2년치에 달하는 모집수당을 앞당겨 받는 것이다. 보험계약을 유지할 때 매월 일정 비율의 수당을 받는 것이 아니라 몇 년치 수당을 한꺼번에 받게 된다. 외국계 생보사를 중심으로 도입된 선지급 수당은 대형 생보사에 이어 손보업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선지급 수당 시스템은 보험설계사의 잦은 이직에 따른 일선 영업조직의 환수부담 가중, 사업비 증가 등의 문제를 낳는다. 일부 보험설계사의 경우 수당을 먼저 받기 때문에 고객이 부담해야 할 보험료를 대신 납부하거나 할인해준다. 또 고액의 보험계약으로 수억원의 모집수당을 챙기고 다른 보험사나 독립대리점(GA)으로 이직하는 사례마저 속출한다. 보험설계사가 고액의 모집수당을 미리 받고 자리를 옮기게 되면 대금환수 부담은 세일즈매니저(SM)나 영업지점장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지급된 수당을 환수하지 못하면 SM이나 지점장이 대신 물어주거나 지점 운영비에서 충당해야 한다"며 "이는 결국 예정사업비를 높여 보험료 인상을 가져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들이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보험계약을 늘려 수입보험료가 높아지더라도 일시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보험설계사들에게 거액의 수당을 미리 지급하기 때문이다. 보험회사들은 선지급 수당 시스템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보험설계사의 이탈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따라가고 있다. 거의 모든 보험사들이 선지급 수당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외면할 경우 보험설계사들이 경쟁회사나 GA로 빠져나가고 결국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지급 수당 시스템은 결국 고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만큼 정책당국과 보험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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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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