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증시 패닉] 투기세력 伊 공격… 벨기에도 흔들

■ 유로존 위기도 확산 <br>정상들 긴급회의 등 진화 불구쓸 카드 한계<br>"유럽재정안정기금이 소방수로" 목소리 커져


글로벌 투기세력이 이탈리아에 대한 공격에 나서고 유럽의 핵심국가인 벨기에마저 흔들리는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정상들은 긴급회의를 갖는 등 위기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당장 내놓을 수 있는 카드에 한계가 있는데다 그 효과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좀 더 과감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로존 금융위기는 그리스 등 주변국에서 핵심국가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영국 금융감독청(FSA)이 영국 은행들에 벨기에 채권 보유현황을 공개하라고 지시한 것도 시장에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탈리아나 스페인뿐 아니라 벨기에 역시 잠재적 부채위기 국가이며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또 유럽 3대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경우 연일 치솟는 국채금리로 인해 자금조달이 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감으로 국제 투기꾼들의 집중적인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로존 핵심국가 정상들은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프랑스 대통령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등이 5일 긴급 전화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이날 유로존 재정위기 진압을 위해 지난 3월 이후 4개월여 만에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의 국채매입을 재개하는 한편 내년 1월까지 역내 은행들에 필요자금을 무제한 공급하기로 했다. 재정위기 국가들의 국채를 다량 보유한 은행들의 유동성 문제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은행들에 이미 공급한 자금의 만기를 6개월로 연장하는 조치(LTRO)를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ECB의 이번 국채매입 결정이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에만 한정돼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네덜란드 라보은행의 엘윈 그룻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국가보다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채권을 사들이는 게 시장에 좀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시장은 ECB가 이러한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본격적인 소방수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5일 EU 27개국 정상들에게 보낸 긴급서한에서 "EFSF의 구제금융기금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현재 4,400억유로선인 EFSF의 실질 대출여력으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기금 확대가 독일과 북유럽 선진국 등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자국민의 세금으로 유럽 위기를 구제하는 방안을 독일과 같은 나라가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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