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동북아 영토분쟁에 미소짓는 서구 무기업체


'전쟁의 경제학'은 국제사회의 긴장이 고조될 수록, 지구촌에 전쟁의 광풍이 강하게 불수록 배를 불리는 군산복합체와 국제정세간의 함수관계를 파헤쳤다. /서울경제DB

비제이 메타 지음, 개마고원 펴냄.

한국과 일본이 독도 문제로 영토 다툼을 벌이고, 일본과 중국이 대립하면 누가 가장 기뻐할까? 정답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군산복합체들이다.


동아시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과 일본이 독도 문제로 한바탕 감정 대립을 한데 이어, 센가쿠열도 문제가 격화되면서 중국과 일본은 물리적 충돌까지 빚고 있다. 지난 16일 페테나 미국 국방장관이 “폭력과 충돌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무력 분쟁 가능성까지 시사했을 정도다.

이렇게 한ㆍ중ㆍ일 세 나라의 관계가 험악해지면서 군비경쟁이 시작될 조짐 마저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 될 경우 개발과 복지에 필요한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책은 이 같은 국제정세와 군산복합체들간에 얽힌 내밀한 함수 관계를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이런 분쟁에서 이익을 얻으며, 이를 부추기는 세력들이 있다”며“오래 전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경고한 ‘군산복합체’가 바로 그들”이라고 주장한다. 군산복합체와 한 몸이 되어 자신들의 전략적·경제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서구 국가들은 세계 곳곳에서 분쟁을 조장하고 이용한다. 그럴수록 개발도상국은 전쟁과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고 세계 경제는 수렁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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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은 무역으로 엄청난 달러를 벌어들였지만 정작 쓸 곳이 없었다. 그 돈은 그대로 미국 국채에 투자됐다. 중국이 국채를 언제나 매입해 줬기 때문에 미국은 0퍼센트에 가까운 저금리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이 사상초유의 저금리가 미국 자본시장을 붕괴시킨 거품을 만들었다.

“ 중국의 경제규모와 국방예산을 고려한다면 중국은 매년 1,000억 달러 정도의 미국 무기를 구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입하지 않고 매년 1,000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구매했다면, 적자는 줄고 국채 금리가 자연스럽게 올라 거품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중국을 군사적·전략적 라이벌로 생각하는 미국은 중국에 무기를 비롯한 하이테크 제품을 수출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상위 5개 품목은 우습게도 고철, 기름을 짤 수 있는 씨앗, 곡물, 합성수지, 합성고무 정도다.

반면 2011년 아랍권에서는 독재정권들이 잇따라 무너졌다.

그런데 그 독재정권들이 시위대와 반정부군을 억압하고 공격할 때 사용한 무기는 주로 서방 국가의 무기였다. 일례로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는 프랑스산 미라지 전투기를 동원해 반정부 시위대를 폭격하기까지 했다. UN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려고 하자 프랑스는 자국 전투기가 미 공군의 전투기에 격추당하는 광경이 벌어질까 봐 이를 반대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미국은 인도와 치열한 군사적 대결을 벌이고 있는 파키스탄에 F16 전투기를 판 다음 군사적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인도에 최신 무기를 팔기 위한 로비를 펼쳤다”며 적대국간의 군비경쟁을 부추겨 양쪽으로부터 이득을 얻는 죽음의 거래를 마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발한다.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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