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사협력 생산성향상 주력 성공/외국기업 경영위기 극복 사례

◎제너럴모터스­노조서 인원정리·임금동결 동의 큰 힘/누미사-사­고용안정·노­능률증대 「협약」 성과/폴크스바겐­경비절감 등 일대 혁신단행 흑자전환경기침체와 산업구조조정이 맞물려 기업마다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더욱이 IMF의 구제금융 지원을 계기로 본격적인 구조조정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기업들의 진로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하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은 과거 이러한 구조조정기의 경영위기를 노사가 한마음으로 슬기롭게 극복했다. 그 사례를 모아봤다.<편집자주> ◇제너럴 모터스사 이 회사는 지난 80년초 노사분규·고임금·오일쇼크 등으로 적자가 누적, 공장폐쇄 등 파산 직전의 경영위기를 맞았으나 이를 노사화합으로 극복한 대표적인 회사다. 특히 이 회사 노조는 지난 81년 한햇동안 17만명의 노조원 해고에 동의함은 물론 생활비 인상 연동분(4%) 마저 자진 유보하는 등 적극적인 회사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특히 노조는 당시 자동화·무인화 등 공장자동화에 따른 인력과잉 상태에서 임금인상·근로시간 단축보다 전환배치 작업훈련을 요구, 대량해고를 최소화 하는데 주력했다. 이 회사는 경쟁력이 인적자원에 달려있다고 판단, 우수 기술인력 양성에 주력했다. ◇누미사 미국 GM사와 일본 도요타의 합작회사인 누미사는 지난 85년 경영위기때 사측은 고용안정, 근로자는 생산성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원­윈(WIN­WIN)단체교섭」 타결로 노사관계 신기원을 마련, 위기를 극복했다. 회사측은 경영상 이유로 불가피하게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노사가 공동으로 사전검토, 합의한 후 추진하고 해고대신 최대한 전환배치·하청작업의 사내유치·관리직 임금삭감 등 고용안정에 노력키로 했다. 반면 노조측은 현장에서 생산목표를 달성치 못할 경우 노사공동으로 원인을 분석, 해결방안을 강구하는 등 작업능률을 높이는데 최대한 노력한다는 약속을 했다. 이같은 신뢰구축으로 이 회사는 자동차 한대 조립시간을 과거 22시간에서 14시간으로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 생산비용도 미국내 여타 회사보다 대당 1천달러 정도 적게 들면서 품질은 최고수준으로 향상시켰다. ◇제록스사 「복사기=제록스」로 인식될 만큼 복사기시장을 독점했던 제록스사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76년 82%에서 82년에는 41%로 크게 감소, 경영위기를 맞으면서 고비용 절감차원에서 인원감량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감원정책은 가격경쟁력을 강화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생산성 및 경영성과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의 지속으로 시장재탈환에 실패한다. 따라서 회사는 감량정책으로는 최고의 품질과 고객만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품질리더십 경영」중심으로 재설계를 추진, 노조를 경쟁력 강화수단으로 인식하면서 노사협력정책으로 전환한다. 노조도 대량감원 계획이 나오자 파업이 아니라 직무만족도 제고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사협력위원회」구성을 제안하면서 협력적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83년 노사협약에서 단체교섭 기간중 인원 불감축에 합의하는 대신 임금동결, 의료보험비 노사분담, 결근 방지규정에 합의했으며 83년에는 3년간 생산직 노동자를 감축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제록스사는 이같이 공동체적 노사관계를 형성하면서 사기진작·고용안정이라는 근로자 이해와 경영성과 개선이라는 노사 공동이익을 도출, 95년 매출액 1백66억달러, 순이익 11억7천만달러로 세계 5백대기업중 41위의 우량기업으로 재도약했다. ◇폴크스바겐사 연간 3백30만대의 자동차 생산능력을 가진 독일의 폴크스바겐사는 80년 이후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해마다 투자와 생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그결과 매출은 늘었으나 적자도 불어났다. 93년 7백65억마르크의 매출을 올렸으나 당기순손실이 무려 20억마르크를 기록하는 경영위기에 봉착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경비절감을 위해 정년제도입,계약직·임시직 확대 등을 통해 전종업원의 13%인 1만2천5백명을 감원했다. 특히 재무·관리담당 임원 대부분을 해임했으며 구매경비 삭감·부품단가 낮추기 등 대규모 경영혁신을 단행했다. 회사가 존폐위기에 몰려있음을 인식한 노조는 노사협력을 제안, 노사는 주당 5일 근무를 4일(28시간)로 바꾸어 임금이 삭감(16%감소)되는 대신 최소한 2년간 정리해고를 유보키로 합의했다. 이와함께 작업혁신 및 경영혁신에 노조 및 종업원 참가제를 도입하고 작업강도·근로시간 단축 등에 관한 노사교섭 과정에서 평화협상 준수를 의무화했다. 이 결과 자동차 1대 조립시간을 종전 44시간에서 30시간으로 단축, 94년 흑자로 전환했다. ◇미쓰비시중공업 일본내 굴지의 조선소인 미쓰비시중공업은 79년과 87년 일시에 수천명의 근로자를 해고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87년의 경우 고임금·저효율구조 타파를 위해 대규모 정리해고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고용안정을 보장받는 대신 임금문제에 대해서는 최대한 양보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지금도 그같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내 많은 조선소에서 단행했던 정리해고가 미쓰비시중공업내에서는 한 건도 없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95년 2조7천억엔의 매출에다 2천억엔 가량의 흑자를 올렸음에도 96년초 임금인상액은 월2천7백엔에 불과했다. 92년의 9천엔, 93년 7천2백엔, 94년 4천7백엔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 특히 노사는 사장단 및 노조의 중앙집행위원으로 구성되는 중앙경영협의회를 설치, 매년 3월과 11월 두차례 기업동향에 대한 설명회와 전반적인 노사관계를 점검하는 등 다양한 노사협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최영규 기자>

관련기사



최영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