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이 이란 핵협상을 벌인 유럽의 호텔에서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한 해킹 공격이 발생했다고 러시아에 기반을 둔 사이버 보안회사 카스퍼스키 랩이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공격 배후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핵무장에 결사반대해 온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추정했다.
카스퍼스키 랩은 ‘두쿠(Duqu) 2.0’이라는 악성 바이러스가 당시 이란 핵 협상이 열린 유럽의 세 호텔을 겨냥해 사용됐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어서 두쿠 2.0을 2009년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에 침투해 원심분리기의 작동을 멈추게 한 악성 코드 ‘스턱스넷의 이복동생’이라고 묘사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 정보 수집 실태를 고발한 뒤 현재 러시아에 망명한 전직 NS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스턱스넷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WSJ은 전·현직 미국 관리와 많은 보안 전문가들이 두쿠에 대해 ‘이스라엘이 설계한 악성코드’라고 말한 점을 들어 이스라엘을 해킹의 배후세력으로 암시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