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세기통신 경영권다툼 해법 시나리오

◎포철이든 코오롱이든 「주인」 시급/이상 공감하나 현실입장 제각각/1:현상유지­중요사안 결정할 주주협 운영/한지붕 두가족의 갈등은 여전/2:경영권 단일화­경영정상화 위해 필요 한마음/운영주체 적임은 우리 딴마음/3:제3자인수­삼성 현대 등에 매각설 나돌아/지분처분 실현 가능성 미지수신세기통신 직원들은 요즘 스스로를 「포오롱맨」이라고 부른다. 양대 주주사인 포항제철과 코오롱의 경영권을 둘러싼 줄다리기 속에서 어느 편에도 설 수 없는 입장을 표현한 말이다. 이같은 표현에는 시설투자에 필요한 자금확보가 시급한 현실을 감안할 때, 누구든 하루속히 경영권을 가져가 책임있는 경영을 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기도 하다. 신세기통신은 지난해 1천6백51억원의 매출에 1천4백75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는 적자가 2천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회사 노동조합은 이번주부터 경영권단일화를 촉구하는 집단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세기통신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시나리오1(현상태 유지)=포철은 최근 주주협의회를 구성해 중요사안을 결정하자는 제의를 했다. 그동안 코오롱과 불협화음에 따라 우왕좌왕해온 회사 정책을 다수의 주주가 모여 상의한 뒤 결정하자는 것. 코오롱은 마지못해 참여하고 있다. 『돈 많은 포철이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독주할 가능성이 있다』는게 코오롱의 분석이다. 양사가 주주협의회 운영에 전격 합의할 경우 신세기통신의 「한지붕 두가족」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분이 단일화 되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갈등의 소지는 남는다. 포철은 내년 투자를 위해 즉각 증자를 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코오롱은 유보적인 입장이다. 신세기는 신규 기지국 설치에 2천5백억원, 가입자 유치 보조금에 2천5백억원 등 모두 5천억원이 필요하다. ◆시나리오2(경영권 단일화)=포철과 코오롱은 모두 『경영정상화를 위해 경영권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 94년 회사 설립당시의 약속 때문에 실행에 못옮기고 있다. 이들은 이면계약을 통해 오는 98년 말까지 현 지분율을 유지하고, 지분을 다른 회사에 매각할 경우 상대방 승인을 거치도록 했다. 물론 법적 구속력은 없기 때문에 경영권 단일화는 양사간 합의만 있으면 언제라도 가능하다. 포철은 『우리든 코오롱이든 주인이 필요하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코오롱은 『계열사를 팔아서라도 포철의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현가능성은 미지수. 신세기통신의 한 임원은 『외국 은행들로 부터 자금을 빌릴 때 대부분 코오롱보다 포철의 보증을 원한다』며 『코오롱이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자금확보가 걱정』이라고 털어 놓았다. 포철은 올해 1조원 가량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신용도도 높다. ◆시나리오3(제3자 인수)=포철과 코오롱의 신경전이 장기화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두 회사중 하나가 제3의 기업에게 소유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이 신세기통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지분인수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 역시 강력한 인수후보다. 현대는 최근들어 정보통신용 단말기분야에 투자를 강화하면서 서비스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와 삼성은 2.835%의 신세기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포철이나 코오롱, 어느 한곳에서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대주주로 부상한다. 통신업계에서는 『코오롱이 포철의 증자압력을 견디지 못해 손을 털고 삼성이나 현대에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루머가 몇달전부터 나돌고 있다. 포철도 코오롱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소유지분을 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한상복·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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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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