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통해 국외로 빠져나가는 외화의 규모가 외환위기 이후 7년새 무려 4배 가까이로 급증한데 반해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지출한 외화는 계속 줄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수지 통계상의 일반여행지출, 즉 내국인이 해외관광을 통해 쓴 외화는 지난 98년 이후 무려 4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일반여행 지급액은 98년 26억4천만달러에서 2000년 61억7천만달러로 껑충 뛴데 이어 2002년은 90억4천만달러로 급증했으며 지난해는 95억달러에 달했다.
올해는 1-7월중 이미 65억7천만달러가 지출돼 작년 동기 대비 25.5%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간 일반여행 지급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반여행수입, 즉 외국 관광객이 국내에서 지출한 경비는 98년 68억7천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2003년 53억4천만달러로 떨어졌다.
지난해는 한류 열풍으로 57억달러의 일반여행수입이 발생, 겨우 마이너스 행진을 벗어났다.
그러나 올해 1-7월중 일반여행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9.1% 감소한 30억1천만달러에 그쳐 연간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다시 경신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반여행수입이 계속 감소하는 것은 관광 인프라의 질적 수준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하는데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한일간 영토.역사 분쟁으로 최대의 외국인 관광객인 일본인 유입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7월중 일본인 관광객 입국자수는 135만7천명으로 작년 동기대비 6.3% 증가했으나, 작년 동월 대비로 보면 1-4월까지는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이다가 5월 -9.4%, 6월 -14.2, 7월 -13. 7% 등으로 석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여행지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비해 여행수입은 계속 뒷걸음질침에 따라 일반여행수지는 98년 42억3천만달러 흑자에서 2000년 6억4천만달러로 줄어든데 이어 2001년에는 1억7천만달러 적자로 반전됐으며 이후 매년 적자폭이 커지면서 지난해는 적자액이 38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올해 1-7월중 적자규모는 이미 35억3천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전체 적자규모에 육박했다.
한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 분위기도 여행수지 적자폭 확대를 부추기고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국내 관광 인프라의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져야만 한다"고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