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6월 20일] 새로 판을 짜서 다시 시작하라

[데스크 칼럼/6월 20일] 새로 판을 짜서 다시 시작하라 황인선 his@sed.co.kr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이것은 성현들이 가르쳐준 황금률이다. 황금률이란 아주 중요한 내용이 담긴 인간관계의 법칙을 가리킨다. 우선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면 처신하기가 어렵고 상대방을 적절하게 대접할 수 없다. 또 상대방이 무엇을 바라는지 속마음을 헤아려봐야 한다. 요즘 우리는 소통부재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한탄한다. 많은 사람들이 각종 오해와 불신으로 힘들게 지낸다. 가정에서는 부부 간 대화부족으로 애정이 식어가고, 부모 자식 간 의견 충돌로 사랑이 메말라가고 있다. 특히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성장한 아버지들은 가정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아버지들은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다른 자녀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멘토형’ 아버지로 변신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멘토형 아버지란 자녀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고 자녀를 양육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자녀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멘토형 아버지는 자녀의 눈높이에 초점을 맞추고 그의 입장에 공감한다. 자녀를 존중하고 자신과의 차이를 수용하며 자녀의 질문에 진심으로 응답한다. 책임감 있는 리더십의 자질을 보여주고 꿈과 목표를 향해 자기계발에 주력해야 한다. 국정최고책임자를 비롯한 지도층 인사들이 멘토형 아버지 관점에서 구성원과의 관계를 개선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다. 우리사회가 다방면에서 혼란스러운 것은 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한 탓이다. 국민들이 분노하고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국민통합과 경제 살리기에 대한 기대감을 상실한데다 섬김의 대상이기는커녕 주인으로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감 때문이다. 이명박(MB) 정부가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들은 MB의 인사와 리더십ㆍ국정운영 능력에 실망했다. 인기가 바닥인 MB 정부는 국내외 경제지표 악화 속에 ‘쇠고기 파문’과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국정혼란의 책임으로 총내각이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 참모진이 모두 사표를 제출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원로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국정쇄신 작업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19일 특별기자회견에 이어 금명간에 청와대 참모진 인사, 다음주에 부분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국민의 마음을 똑바로 알고 국정운영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면서 적재적소 인물을 기용하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 5년간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비전과 실천능력을 지닌 인재를 발탁해야 한다. ‘성난 국민’과 직접 대화로 민심을 경청한 뒤 주요 인사와 국정운영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국민의 아픈 마음을 달래야 한다. 이어 ‘새로 판을 짜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인적쇄신을 단행해야 한다. 만약 대선 때 기여한 인사나 참신성이 떨어진 사람을 중용할 경우 국민적인 저항은 거셀 것이다. 국민통합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공조직의 인사추천과 검증 절차를 통해 도덕성과 전문성ㆍ인격ㆍ리더십을 두루 갖춘 지혜로운 인물을 기용할 때 민심이 돌아올 수 있다. 어설픈 땜질식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으로는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없다. 국무총리는 ‘책임총리’에 걸맞은 풍부한 행정경험과 정치감각, 경륜, 국정 장악능력이 뛰어난 화합형 인물을 모셔야 한다. 장관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안겨준 거스 히딩크 축구감독처럼 지역과 학교ㆍ종교를 벗어나 합당한 인재를 써야 한다. 대통령실장과 수석비서관은 교수 출신보다는 검증된 관료출신이나 정치인ㆍ기업인을 기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정책실무를 챙기는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은 업무능력이 탁월한 공무원을 주로 활용했으면 한다. 이번 인사 결과가 MB 정권의 장래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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