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로마자표기법을 시작으로 외래어표기법ㆍ한글맞춤법 등 어문규범을 새롭게 바꿀 필요성에 대한 검토작업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세종사업 추진방안을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문화부는 우선 지난 2000년 7월 개정된 로마자표기법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지 조사하는 영향평가를 올해 시작하고 이어 오는 2010년 외래어표기법, 2011년에는 한글맞춤법과 표준어규정에 대한 영향평가에 나설 계획이다.
문화부는 로마자표기법의 경우 성씨에 대한 표준안을 마련해 주민등록증과 여권 영문이름에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는 작가 이문열씨의 경우 해외에서 통용되는 이름이 10개에 달하고 김포(GIMPO)는 서양인들이 ‘짐포’로 읽는 등 발음상 문제도 많기 때문이다.
이번 로마자표기법 검토는 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장 주장에 따른 것이다. 강 위원장은 “부산은 야후 사이트에서 한국의 톱10 도시로 ‘BUSAN’과 ‘PUSAN’이 각각 각각 2위와 5위에 오르는 등 표기법에 따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로마자표기법 개정은 불과 9년 전에 이뤄진데다 그동안 학자들 간 찬반양론이 많았던 사안인 만큼 어문규범을 검토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로마자표기법의 경우 딱 부러진 정답이 있을 수 없으며 표기법이 개정되면 도로표지판 교체 등 현실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