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울산 노사화합 모범사업장 유화업체, 잇단 파업에 경영위기

노사화합 모범 사업장으로 불리던 울산지역 석유화학업체들이 잇단 파업의 회오리에 휩싸여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노조는 임금인상 11.2%(호봉승급 포함시 14.4%), 해고자 복직, 노조의 경영참여 보장, 징계위원회 노조 참여 등을 요구하며 지난 9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 15일간의 조정기간을 거친 후 정유업계 최초의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여건에서도 올해 정유업계 임금인상안중 최고인 6.3%(호봉승급 포함시 9.5%)를 제시, 좌초위기에 놓인 회사를 살리자며 호소하고 있으나 노조는 파업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시장의 36%를 점유하고 있는 이 회사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대외 이미지 실추에 따른 유동성 위기는 물론 이 회사에서 생산된 에틸렌 등 원료를 공급받고 있는 울산 석유화학공단 10여개 업체의 연쇄적인 조업중단이 예상된다. 대한유화공업도 창사 33년만에 처음으로 전면 파업 위기를 맞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외환위기이후 임금동결 등을 감내하며 회사 정상화에 앞장섰다며 올해는 동종 NCC(나프타분해시설)업계 수준과 비슷한 기본급 12%인상을 요구하며 오는 16일 전면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2000년 309억원, 2001년 255억원의 누적적자가 발생했으며 단가 하락 등으로 시장이 불안정하다며 5%이상의 임금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분야 경쟁업체인 호남석유화학 여수공장의 최근 폭발 사고로 반사이익을 노리던 경영진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이 회사 노사는 94년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하락 등으로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상여금 반납과 임금동결 등 회사 살리기에 나서 1998년 법정관리기간을 7년이나 앞당겨 졸업했으며 이후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식사기운동을 벌였었다. 앞서 LG화학 노조는 지난 7월 5일부터 20일까지 16일간 기본급 15.84% 인상과 각종 수당의 기본급화, 하계휴가비 30만원 별도지급 등 25%이상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벌였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모두 1,600억원의 생산손실을 입었으며 일부 거래처가 끊겨 거래선 회복에 애를 먹었다. 이 회사는 90년이후 10년이상 무분규 기록을 이어 왔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화합을 자랑했던 사업장들의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올들어 노동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사회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며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해 노사가 한 발짝씩 양보하며 대화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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