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추세에 따라 노년층 운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신체적으로 운전 능력이 떨어지는 65세 이상 고령자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건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65세 이상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06년 1만9,557명에서 2007년 2만1,134명, 지난 해에는 2만3,04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고령자 교통사고 발생비율은 전체 교통사고 발생건수의 10.7%를 차지하는 등 열명중 한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다. 이 같은 현상은 고령화에 따른 노년층 운전자 비율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신체적으로 운전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의 부주의에 의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고령 운전자에 대한 면허관리 대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현재 만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5년마다 정기 적성검사를 받으면 될 뿐, 운전능력에 대한 별개의 검사나 안전운전 지원책 등은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검사로는 장기간 운전 등으로 사고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고령 운전자의 신체적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의 기승도 전문연구위원은 "노년층의 경우 신체적으로 운전 능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일부 주에서 시행하는 것과 같이 운전자 적성검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경우 60세 미만의 운전자에게는 5년마다 적성검사를 실시하지만, 61세 이상 75세 미만의 고령 운전자에게는 2년 마다 적성검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고령 운전자일수록 적성검사 기간을 짧게 해 신체적으로 운전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찾아내 다른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미국의 경우 55세 이상 운전자를 위한 교통안전교육인 '55+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자 교통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경우 적성검사 주기를 단축하거나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등 고령자 운전면허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찰청은 운전면허 적성검사 개선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지만, 고령 운전자의 반발 등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