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가 120달러 수준서 안정돼도 한국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삼성경제硏 "금리정책 안정성 유지를"


하반기 평균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두바이유 기준) 수준에서 안정되더라도 우리 경제는 ‘완만한(mild)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경기불황(stagnation)과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불황과 물가상승이 공존하는 경제상황을 말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3일 ‘스태그플레이션 진단과 정책대응’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가 완만한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이런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전영재 수석연구원은 “우리 경제구조는 세계경기뿐 아니라 국제유가에 민감한데 외부 충격에 대한 내수의 완충 역할을 거의 기대하기 힘들어 평균적인 세계 상황보다 더 나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올 하반기 평균 두바이유가가 현재 배럴당 130달러보다 낮은 배럴당 120달러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화 약세와 선물시장의 투기세력 규제조치가 국제유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배럴당 120달러 수준의 유가에서도 한국 경제는 하반기 성장률이 3.3%에 그치고 물가 상승률은 4.9%에 달해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유가가 지정학적 불안 요인과 허리케인 등으로 배럴당 150달러 이상 급등하면 하반기 경제 성장률은 2.0%,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4%로 본격적인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을 보일 것으로 연구소는 관측했다. 연구소는 가능성은 낮지만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으면 한국 경제는 성장률과 소비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릴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금리정책은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금리인상 여부는 유가흐름과 경기상황을 고려해 신축적이어야 하며 특히 금리인상이 부진한 내수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어 과잉 유동성은 우선 금융기관 대출건전성 감독을 통해 흡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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