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조선은 지난 8월 신한은행이 채권단에서 이탈하면서 워크아웃 중단위기까지 몰렸지만 이번 지원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ㆍ우리은행ㆍ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이번주에 채권단 회의를 열어 대한조선이 최근 수주한 선박 14척(8억달러 규모)에 대해 약 5억달러(5,000억원)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신규 지원하는 방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RG는 조선사가 배를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경우를 대비해 선주(船主)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는 지급보증이다. 선주는 은행의 RG발급이 있어야 조선사에 대금 지급을 시작하기 때문에 RG는 선박 제작에 필수 요소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RG 지원으로 대한조선은 향후 3년 동안 배를 안정적으로 건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흑자를 내는 구조는 아니지만 인건비ㆍ감가상각비와 같은 고정비용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된 만큼 경영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해남군에 위치한 대한조선은 최근 나이트브릿지ㆍ장금상선ㆍ폴라리스 등 3개 선사로부터 케이프사이즈(18만톤급) 벌크선 14척을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8억달러 수준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건조에 들어가 2016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하게 된다. 채권단이 5억달러 규모의 RG를 신규발급 해 주기로 한 것은 이들 수주 선박의 원활한 제작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독자적인 영업활동으로 선박 수주에 성공한 데 이어 선박제작에 필수인 금융권의 RG보증까지 이뤄지면서 한때 워크아웃 중단 위기에 몰렸던 대한조선은 앞으로 경영정상화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 대한조선은 지난 8월 부채권은행이었던 신한은행이 신규자금 지원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채권단을 이탈, 2009년부터 시작된 워크아웃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었다. 당시 신규 자금지원 규모도 1,30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채권단이 STX조선ㆍ성동조선 등 영남권 조선소만 살리고 호남권은 홀대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조선이 중소 조선사지만 호남 지역 내 많은 협력업체들이 있다"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이번 지원 결정으로 호남 지역 산업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